▲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
하지만 KRIA와 미래에셋컨설팅 합병 과정을 돌아보면, 이와 같은 해명에는 또 다른 의문이 붙는다.
사실 KRIA와 미래에셋컨설팅은 원래 '한 몸'이었다. 2008년 9월 KRIA에서 떨어져 나온 회사가 미래에셋컨설팅이다. 그러다 다시 2년여만에 이번에는 미래에셋컨설팅이 KRIA를 흡수 합병한 것이다. 현재 미래에셋 측은 "미래에셋 브랜드로 통일함으로써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더욱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이뤄진 2010년, 그 해 미래에셋그룹이 대기업으로 지정되는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시 금융회사로 분류된 KRIA는 금산법에 의거 비금융계열사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미래에셋 그룹은 비금융사로 분류된 미래에셋컨설팅이 KRIA를 합병함으로써 비금융자회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규정을 피해 가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박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를 '완벽히' 지켜낸 셈이다. 미래에셋 측은 "합병 당시 그런 상황은 있었다"고 하면서도 "합병의 주된 목적은 브랜드 통합이었다"는 말로 그룹 지배구조와는 거리가 먼 사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래에셋의 '얼굴', 꽃보다는 돈에 가깝다미래에셋은 미래에셋컨설팅을 그룹 지배구조 핵심으로 보는 시각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그룹 지배구조와 미래에셋컨설팅은 거리가 있다. 오히려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회장의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을 다 뺀다고 해도, 그룹 경영의 영향력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1인 지배체제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2006년 그룹 지분구조가 박 회장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배구조 문제는 이후에도 꾸준히 제기됐다. 미래에셋의 영향력이 그룹 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상장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 그룹 지배구조로는 박현주 회장의 판단이나 이해관계가 시장에 반영될 개연성이 존재한다. 실제 2007년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박 회장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작년 국민연금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맡겼던 주식 투자금을 대거 회수하고 미래에셋증권 주식을 사들인 배경에도 미래에셋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회사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해 공적 역할을 하려는 것"이란, 일종의 견제가 발동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외부 시각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은 오히려 개인회사에 더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가족회사' 자산의 폭발적인 증가, 개인회사와 같은 지배구조, 이것이 미래에셋컨설팅과 KRIA 합병 과정에서 드러나는,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그룹의 '이면'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