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말~2000년대 초 유행했던 아이러브스쿨
아이러브스쿨 누리집 갈무리
졸업한 학교 이름을 입력하면 사이트에 가입한 동창과 선생님을 찾을 수 있었던 '아이러브스쿨'은 1999년에 등장하자마자 '친구 찾기 붐'을 일으켰다. 동창 찾기 열풍은 젊은 층에 국한되지 않았다. 주부 황아무개(52)씨는 "2000년대 초반에 딸의 도움으로 아이러브스쿨에 가입해서 보고 싶었던 중학교 때 단짝을 찾았다"며 "아내로, 엄마로만 지내던 일상에 회의가 커질 때였는데 어릴 적 친구와 통화하면서 기쁨과 활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아이러브스쿨'이 시작된 후 2000년 9월까지 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나 결혼에 이른 사례가 다섯 커플이나 됐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한국방송(KBS) TV에서 연예인이 학교 동창을 찾는 <해피투게더-프렌즈>를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의 인기와 더불어 동창 찾기 열풍이 더욱 고조됐다.
또 다른 동창회 사이트 '다모임'은 이름, 생년월일, 출신학교 등을 입력하면 지금의 페이스북처럼 알 만한 친구들의 이름이 주르륵 올라오는 방식이었다. 대학원생 최아무개(29)씨는 "지난 2002년 이 사이트에서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의 첫사랑을 찾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남녀 공학이 아닌 학교를 다니던 중고생들은 다모임을 통해 반팅(반 단위로 하는 미팅)이나 정모(정기모임)를 시도해 남녀간 사교의 기회를 갖기도 했다.
또 다모임 안에 학교시절 선생님과 제자 간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져 소통의 장으로 활용됐다. '미팅존'에 얼굴사진을 올리면 '얼짱'을 뽑는 코너도 있었고, 이상형의 조건을 입력하면 그에 부합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코너도 있었다. 다모임은 나중에 연예기획사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해서 'SM온라인'으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사용자제작콘텐츠(UCC)기반의 오디션 커뮤니티로 변모했다.
동창회와 함께 채팅 전문 사이트들도 인기를 모았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세이클럽', '하늘사랑', '프리챌' 등이 대표적이다. 동창회 사이트가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을 찾아 인맥을 재구성하는 것이라면 채팅클럽들은 채팅창에 접속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인맥을 만들어나간다는 차이가 있었다.
'첫사랑과 불륜'에 '선배 사칭 사기' 등 부작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