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라스 한인타운인 해리하인즈 지역 아시아나 프라자의 간판
이영훈
밀려드는 업무로 스트레스가 찾아 올라치면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며, 밥 앞에서 경건하게 마음을 추스르게 되는 것이 직장인의 삶이다.
그런데 "오늘 점심, 무엇을 먹어야 하나"라는 화두는 또 다른 두통거리가 되고 만다. 순두부는 질렸고, 김치찌개는 어제도 먹었는데…. 이 똑같은 고민을 오늘도 해야 하니 말이다. '점심 때우기'는 이곳,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서도 녹록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이지만, 한국 음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달라스 지역에는 이미 서너 개의 중국집을 비롯하여 순두부식당, 국밥식당, 냉면과 분식 등 비교적 다채로운 한식 메뉴를 접할 수 있다. 한국에 비하면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지만, 이미 5년 차 직장인 아닌가.
과장을 좀 곁들이면 직장생활 1년 차 정도면 이미 달라스 지역에 있는 웬만한 한식당의 맛을 파악하고, 2년 차부터는 어느 식당 주방장이 바뀐 것을 슬슬 알아채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3년 차 부터는? "그래도, 내 집 밥이 최고"이라며 도시락을 챙겨가는 수순을 밟는다.
식당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 외에 불편한 점은 또 있다. '전화 배달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가까운 해리하인즈 지역 인근 한식당까지의 거리는 5~10분 남짓. 어디, 하나 배달되는 곳이 없다. 짧은 거리지만, 직접 차를 몰고 다녀야한다.
점심시간이 따로 없는 나의 일 특성상, 식당에서 주문한 뒤 먹을 것을 가져가는 '투고(To go)' 방식을 선택하는 일이 잦다. 해리하인즈로 가려면 기찻길을 지나가야 하는데, 운이 나쁜 경우 100~200량 기차를 만나면 건널목에서 10분이상 기다리기도 한다. 생각해 보라! 시원했던 얼음 동동 콩국수가 40도를 웃도는 달라스 더위를 만나, 차 안에서 서서히 데워지는 상황을….
점심 해결 후, 간식으로 무엇 먹을까 하는 새로운 고민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