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노버 터키 식당의 음식양고기 메뉴. 9유로 (한화 약 14000원)
김준희
독일에 오면서 '맥주와 소시지'를 상상했지만 그렇다고 점심식사로 맥주에 소시지를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에서는 너무 많은 음식정보 때문에 선택하기가 힘들었다면, 독일에서는 너무 정보가 없어서 어렵다. 이래저래 어딜 가든지 간에 먹는 것이 문제인 모양이다.
아무튼 먹긴 먹어야 한다. 점심시간이 되면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가격이 저렴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골라본다.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점심식사에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먹을까. 초밥이 포함된 도시락도 있지만 그건 너무 비싸다. 감자튀김에 소시지도 좋지만 그건 맥주 생각이 날 테니까 안 되고. 카레 메뉴도 있는데 그건 먹기에 시간이 좀 걸릴 것도 같다.
그러고 나니까 남는 것은 샌드위치 또는 햄버거라고 할 수 있는 일종의 패스트푸드였다. 빵 사이에 두툼한 고기와 토마토, 오이, 상추가 들어 있다. 여기에 뜨거운 커피 한 잔을 곁들이면 나름대로 간단한 점심식사가 된다. 가격은 약 6유로(한화 약 9000원)로 싸지 않은 편이다.
그래도 한국에서 들었던 이야기처럼 20유로를 내고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것보다는 좋은 선택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꾸역꾸역 빵과 고기를 먹고 커피를 홀짝인다. 한국 구내식당에서 먹었던 점심식사가 떠오른다. 그에 비하면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은 가격은 두 배면서 양은 절반 이하다.
저녁에 마실 맥주를 기대하며 참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