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문재인-김인회이 검찰을 생각한다> 발간기념 'The 위대한 검찰' 토크 콘서트에서 1인미디어 '용가리통뼈뉴스'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 현재 국민일보를 시작으로 MBC, KBS, YTN 등 언론사가 파업을 해 언론대란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08년 파업을 이끄신 입장에서 이번 언론사들의 파업 어떻게 보십니까?"지금 진행되는 파업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동안은, 이런 상황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조금 했어요. 왜 우려라고 말씀드리냐면 분명히 지금 언론상황이 잘못돼 있습니다. 단순히 기자들을 해고해서가 아니라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러 하고 거기에 말 안 듣는 사람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해고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와 동시에 각 언론사 보도가 실질적으로 통제되고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보도해야 할 것들을 빠뜨리고 보도하지 말아야 할 정권 홍보기사들이 늘어나는 등의 일들이 지난 4년 동안 지속되어 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인들이 장악된 조직에 있기 때문에 싸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던 건데 당연히 그런 우려는 기우였을 뿐이고 언론인들이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을 한 것이죠. 물론 그동안에도 싸워왔습니다. 그동안의 싸움은 당하는 싸움이였다면 지금은 '더 당할 수 없다' 배수진을 치고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어느 정권이나 있었던 것 같은데 유독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 대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뭐라 보십니까?"일차적으로 권력은 언론을 장악하려는 속성이 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권력자는 자기가 좋게 알려지길 바라고 자신의 치부는 감추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속성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권력의 속성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언론 통제를 실행하느냐에 따라 권력의 수준과 성격이 다를 겁니다.
권력은 워낙 많은 기관과 사람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다양한 언론 접촉이 이뤄집니다. 그 과정에서 개입, 통제 등의 행태가 나타날 수도 있죠. 그러나 이명박 정부 전에는 일부 시도가 있었어도 저항이나 견제로 바로잡히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조직적이고 집요하게 반드시 장악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오랫동안 작업해왔습니다.
그 결과 사장들이 무리하게 바뀌고 그 과정에서는 불법이 개입되어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죠. 그리고 거기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불이익 주거나 해고까지 시키고 사법처리 하는 등의 누적된 것이 이제 막 터져나온 거죠. 이명박 정권은 '과거 정권에서도 했다'고 여러 사안에 대해 말하지만 과거 정권이 현 정권 같지 않았어요. 현 정권과 같았던 때는 유신 군부 독재 정권입니다. 그때 말고는 우리나라 정부만 보더라도 현 정권 같은 경우가 없었어요."
- 2012년 이명박 정부하의 대한민국에서 기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 입니까?"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줘야 하고 특히 정보를 전해줌으로써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인데, 지금 정권은 거짓말 하도록 강요하고 있어요. 그래서 싸워야 하는 거죠.
현 정권 하에서 언론인들은 기자가 아니라 싸움꾼입니다. 큰 싸움이든 작은 싸움이든 바로 윗 선배와 싸우든 정권과 싸우든 늘 싸워야 하고 그렇게 규정이 돼버렸죠.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전 언론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주요 언론사, 특히 방송사의 언론인들이 집단적으로 싸우는 형국이죠."
"노조를 불법 사찰 하리라곤 예상도 못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불법 사찰을 했던 이유가, 언론이 장악되어 최소 이 정권 내에서는 사찰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한 것 아닐까요?"권력이 불법 행위를 할때는 절대 들키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을 거예요. 또는 절대 들켜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과제를 가지고 불법행위를 할 거예요. 그런데 이건 공직 사회에 불법 기구를 만들어서 불법행위를 시킨 것이 거든요. 이건 드러날 수 있어요. 근데 검찰을 장악하고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설사 검찰이 수사해도 덮어줄 것이다. 검찰이 수사해도 언론이 보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겠죠.
이것이 지금 확인되고 있어요. 2010년 불거졌던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해서 그 당시에 검찰이 수사를 했고 그때 상당 부분 증거가 폐기되어서 검찰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발표했어요. 언론도 그대로 보도했지만 검찰 수사 기록 그대로 남아 있어요. 거기에 이미 폐기된 증거가 아닌 남아 있는 증거에도 어마어마한 것이 담겨 있어요. 그것을 지금도 언론은 제대로 보도 안 해요."
- 사찰을 당하신 것으로 알아요. 어떻게 아셨나요?"문건에 이름이 적혀져 있어서 알았어요."
- 그럼 그 전엔 몰랐나요?"당연히 몰랐죠. 추측은 할 수 있었던 것이 그 당시 저희가 싸움을 시작한 초기부터 이른바 정권 실세라는 사람들에게서 협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 심지어 뒷조사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죠. 그런데 공적인 조직을 가지고 불법 사찰을 하리라곤 예상을 못했어요."
- 다음주에 총선이 있습니다. 지난주에 불법 사찰 문제가 터지고도 여론조사를 보면 별 영향을 못 주고 오히려 1992년 '부산 초원복집 사건'처럼 보수 결집만 시켜서 선거에서 야권이 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1992년과 지금은 시민의 수준이 달라졌고 시민들이 공유하는 정보의 유통 장치들, 옛날에는 신문, 방송밖에 없었잖아요. 지금은 인터넷, SNS, 팟캐스트 같은 대안 매체들도 있고 시민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통로도 있고 또 시민사회 자체가 권력에 대한 견제심리가 조금 더 강화됐다고 봅니다. 그때와는 다를 겁니다.
저는 지금 이루어지는 여론조사 신뢰하지 않습니다. 저는 시민을 믿어요. 민간인 불법 사찰의 본질을 아무리 기성 매체가 가리려고 해도 유권자에게 전달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그동안 열심히 제대로 된 정보를 유통시키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상황이에요."
- 앞으로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가 어떻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사안에 집중에서만 봐야 하는데 정치현실과 현실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총선 결과에 따라 바뀔 것으로 봅니다. 아주 안 좋은 결과가 아닌 이상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는 박근혜씨도 피해자라고 하는 마당에 여야 가릴 것 없이 진상조사와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는 방향으로 봅니다. 그거와는 별개로 언론이 지금 진행되는 싸움에서 이겨서 민간인 사찰 같은 문제를 파헤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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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초원 복국집 사건? 보수층만 결집시키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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