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데이터 복구를 전문으로 하는 한 회사의 안내화면. 복구가능한 데이터를 소개하고 있다.
화면캡쳐
위에서 제시한 사례들이 가상의 사례가 아닌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면? 그렇다, 이 일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휴대전화를 비롯한 메모리카드, USB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의 저장장치들은 '포맷'이나 '파일삭제'등의 작업을 통해 데이터를 삭제해도 복구가 가능하다.
디스크 상에서 '완전삭제'라는 작업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하드를 물리적으로 박살을 내지 않는 한, 데이터는 거의 복구가 가능하다. 저장장치의 속성이나 폴더 안에는 육안으로는 파일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복구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거의 대부분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진수 전 주무관은 인터넷상에서 내려 받은 'OOO 데이터'란 프로그램으로 불과 10분 만에 지난해 5월에 삭제된 사진 중 일부를 복원했다. 원래 이 복구프로그램은 상용 프로그램이라 직접 구입을 해야 하지만 제작사 홈페이지에서 맛보기용으로 제공하는 데모 버전으로도 일부 복구가 가능하다.
이 프로그램을 실행시킨 후 휴대전화 전원을 켜고 연결하면 복원할 드라이브 설정 화면이 나온다. 휴대전화를 이동식 디스크 드라이브의 하나로 인식을 하기 때문에 복원이 가능했다. 휴지통에 버린 것까지 찾을 수 있으니 뭐, 놀랍지 않는가?
요즘 직장인이라면 사무용으로 한두 개씩은 가지고 다니는 USB메모리도 마찬가지다. 메모리카드는 꼭 본인 혼자서만 사용하고 절대 빌려주거나 남에게 넘겨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특히 메모리카드를 친구나 선후배에게 빌려주는 일은 극히 위험한 일이다.
얼마 전 메모리카드에 보관했다가 삭제한 내 공인인증서와 이력서, 그리고 스캔하여 그림파일로 저장했던 신분증을 그대로 넘겨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모르고 건네줬건 고의로 복구했건 우연히 저장했건, 개인정보 도용이 가장 쉬운 사람은 바로 가까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동식 저장장치 빌려주는 것 자체가 개인정보 '포기' 행위특히 USB나 메모리카드 등 이동식 저장장치는 무조건 혼자서만 사용하고, 폐기할 때는 무조건 파손하여 버려야 한다. 버리기 아깝다고? 1~2만 원 아까워하다 돌이킬 수 없이 발목을 잡히고 싶은가. 저장장치를 완전히 폐기하지 않는 한, 데이터의 영구 삭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라.
혹시 USB 메모리를 잃어버렸다면 메모리 값만 날리고 끝나면 좋겠지만 초점을 '저장된 내용'으로 바꿔보면 문제는 심각하다. 손가락 만한 메모리에 수십 기가까지 저장되는 요즘 추세에 잃어버린 USB 메모리가 악의를 가진 사람 손에 들어가 복원이 된다면 개인자료는 물론 사진이나 동영상이 무차별 유포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SB 메모리를 다른 사람에게 주고 싶다면 확실히(?) 초기화하라. 로포맷 프로그램이나 공개 소프트웨어인 'O레이저' 등은 빈 공간에 데이터를 수십 번 덮어 쓰는 작업을 반복하여 복구 작업이 거의 불가능하게 한다. 또, USB메모리에 비밀번호를 걸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깔아 사용하면 분실로 인한 자료유출의 걱정도 덜 수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면서 무심코 대리점에 줘버린 내 휴대전화는 괜찮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no)'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도 최근의 내 사생활이 그대로 전달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원치 않는 결과가 생긴 후 후회할 때면 이미 늦다.
아, 휴대전화가 '손 안의 컴퓨터'로 진화되는 첨단시대가 오는가 싶더니, 이제는 되돌아와 발목 잡는 또 하나의 애물단지가 되었으니 이를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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