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 반대쪽에 음료수를 올려 무게를 재고 있는 모습.
오상용
"호텔 식당에서 야크 고기를 조금 샀어. 뭐 같이 먹을 만한 게 없을까?" 국제버스 사무실로 달려온 일행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날부터 버스 이동 구간이 길었던 탓에 든든하게 한 끼 먹고 싶어 호텔 주인에게 괜찮은 먹거리를 물어봤다고 한다. 그 사정을 들은 주인은 퇴근한 주방장을 불러 보관 중인 야크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게 준비해줬다는 것.
아무리 즐거운 여행도 체력이 떨어지면 지속하기 힘든 법. 저녁은 든든하게 야크 고기를 먹기로 하고 곁들일만한 부재료를 찾는데, 한국에서는 흔하디흔한 상추는 물론 심지어 양파도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작은 구멍가게에서 발견한 마늘. 한쪽에 쌓인 마늘 중 한 끼로 먹을 양만 몇 개 골라 주인장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저울 한쪽에 음료수를 올리고 반대쪽에 마늘을 올려 무게를 측정한다. 중심이 안 잡혀 마늘을 넣었다 꺼냈다를 수차례 반복하지만, 소량이라 무게 측정이 쉽지 않은지 포기하고 그냥 가져가라며 봉지에 주섬주섬 담아준다.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왠지 소량 구매한 나로 인해 그냥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쪽에 쌓아놓은 음료수를 꺼내 들고 음료수 요금과 추가 금액을 냈다. 곧장 숙소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