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에서 밴드 연주자로 변신한 한태주, 오카리나 창작연주 첫 음반 <하늘연못>은 오카리나 음악계의 전설이 됐다.
한치영
한태주가 창작음반 <첫 비행>을 출시했다. 4집 음반에서 그는 '카수'로 변신했다. 아버지가 카수이니 아들이 카수로서 본색을 드러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다만 오카리나 연주로 지친 영혼들을 치유하던 그가 노래와 밴드 연주자로 변신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싱어송 라이터로 변신한 그는 4집 음반에서도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키보드 등 밴드 주자로도 참여했다.
바람은 거칠고 절벽은 높고도 험해 오~ 그래하지만 이 순간 오늘을 기다려 왔어 난~자유를 향하여 첫발을 내딛는 오늘 그래 오늘자! 가자 하늘 위로~(한태주 작사곡 '첫 비행' 중 일부)
산골청년이 세상을 향한 첫 비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이돌이 장악한 시장에선 착륙을 불허할 것이 뻔하다. 산골청년이 꿈꾸는 영토는 욕망의 진흙탕이 아니기에 그 동네를 기웃거릴 생각은 없다. 첫 비행의 착륙 목표는 사람과 사람을 신명나게 하고 한데 묶어주는 음악, 그 아름다운 힘으로 온전해지는 영토다. 하지만 그런 영토는 찾기 힘들다. 그러니 용기를 내어 첫 비행에 도전해야 한다. 어미 품을 떠나 창공에 몸을 던진 어린 독수리처럼.
<첫 비행>엔 표제곡과 함께 <호랑이 발톱> <바다의 노래> <그곳은 어디에> <상상해봐> <늑대는 토끼를 좋아해> <은하수> 등 합창곡을 포함한 7곡이 수록되어 있다. 누구나 편하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다. 특히 <바다의 노래>는 못난 사람들끼리 한데 모여 불러 제끼면 그 합창 소리가 아틀란티스와 무어 대륙까지 퍼질지도 모른다. 여하튼, 이번 음반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느닷없이 웬 밴드음반이냐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건강한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요. 우리가 원하는 세상, 삶의 주인은 바로 너와 나, 우리 자신인 세상,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노래를 불렀어요."그의 노래엔 메시지가 담겼지만 질감은 어색하다. <하늘연못>의 영향이 그만큼 큰 탓일까. 그럼에도 산골청년의 순수함, 소년티를 벗지 못한 미성(美聲)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가 오카리나와 밴드음악을 가지고 상경한다. 수능(10일)의 사슬에서 벗어난 학생-학부모를 위해 17일 오후 7시 30분 상명대아트센터 계당홀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가카'의 눈엔 좌빨 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가 학부모교육센터 설립기금을 마련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진행된다.
떠돌이 음악가인 부모 덕분에 자유를 일찌감치 누린 산골소년. 초등학교 졸업과 함께 제도교육에서 탈출한 소년은 무자격 교사인 바람과 새소리, 햇빛과 계곡 물소리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그들은 가르치려하거나 강요하지 않았고, 그저 들리는 대로 듣고, 느껴지는 대로 느끼게 했다. 천상의 선율을 담으면서 오카리나 창작 연주자로 자리매김한 산골소년, 스물다섯 청년으로 성장한 한태주가 도시의 영혼들에게 오카리나와 자유의 노래를 부르며 이렇게 선동할 것이 예상된다.
입시와 스펙에 찌든 영혼들아, 날자 날자꾸나! 삶의 주인은 나 자신임을 선포하자!!보헤미안의 배후... 그녀는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