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천인신륵사 보제존자 석종 앞 석등에 새겨진 비천인
하주성
비천도(飛天圖). 손목에 묶은 '표대(혹은 복대라고도 한다)'를 바람에 날리며, 그 표대로 하늘을 날면서 바람의 방향과 이동하는 방향을 알 수 있게 만든다. 생명에 없는 차디 찬 돌에 새겨진 비천도로 인해, 돌이 생명을 얻는다. 아마 비천인들을 그린 많은 화공이나 조각 장인들은, 그들 스스로가 하늘을 날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비천도는 범종에 많이 장식되지만, 법당의 천장이나 석등, 부도, 불단, 또는 전각의 외부 단청 등에도 나타난다. 비천은 '불국(佛國)'을 날며,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춘다. 때로는 두 손에 공양물을 받쳐 들기도 하고, 꽃을 뿌려 부처님을 공양을 찬탄한다. 천의(天衣) 자락을 휘날리며 허공에 떠 있는 비천상은, 도교 설화 속의 선녀를 연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