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콘서트는 그야말로 '대성황'이었다. 6월 29일 대전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는 객석에 오르지 못한 청중들이 무대에 올라 두 멘토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있다.
평화재단
청춘콘서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료'였다. 입장료 없이 선착순으로 강연 접수를 받았고, 박경철 안철수 두 강연자와 중간중간 게스트로 초대받은 김어준, 박웅현, 윤여준, 김종인씨 등 모든 이들은 강연료를 받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콘서트 행사장 역시 무료 대관이었고, 바로 직전 콘서트에서 청중들로부터 모금한 금액으로 다음 콘서트 진행에 소요된 경비를 충당했다.
행사를 준비하고, 수만 명이 넘는 청중들을 안내하고 뒷정리를 하는 데 필요한 행사 인력은 2000여 명이 넘는 서포터들에 의해 채워졌다. 아무런 활동비도 주지 않고, 강연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던 이 서포터들 가운데 다수가 20대 대학생이었다. 주는 것이라고는 점심 때 먹을 김밥과 서포터즈용 티셔츠였다.
티셔츠조차 쓰고 나면 수거해서 다시 빨아서 다음 행사 서포터들에게 넘겨졌다. 그럼에도 서포터들은 열정적으로 행사 준비와 진행, 뒷정리에 임했다. 이효상씨는 청중은 물론 서포터즈 활동에서 나타난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대해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젊은 사람들의 강한 에너지와 바람이 표출된 것으로 보았다.
"정치적 각성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오히려 아닌 것 같아요. 다들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하고 그게 뭔지 알고 있어요. 청춘콘서트가 이걸 이끌어낼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봐요."청춘콘서트 강연장에 모인 사람들, 그리고 서포터즈로 활동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두 명사에게 거는 기대 또한 그들을 움직인 직접적인 계기였다. 이효상씨는 출마설이 불거졌을 때 서포터즈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안 원장님 출마한다고 했을때, 그쪽(정계)으로 가지 말고 멘토로 남아계시길 바라는 젊은 친구들이 많았어요. 기본적인 거부감이 있고 그분에게 바라는 역할도 그런 것이죠."'쿨한' 그들, '찌질한' 20대를 대변하다
이효상씨의 이야기에 이어 이준길씨가 말을 보탰다.
"젊은이들이 롤모델로 바라볼 만한 사람이 우리나라에 그만큼 없다는 것이기도 하고요. 안철수씨와 박경철씨 모두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요. 본받고 싶은 거죠."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의사 출신이면서 한편으로 각각 IT와 경제분야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고 그 정도는 다르지만 그 결과물을 개인의 이익으로 돌리지 않고 다수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과 벤처 열풍이 거세어지고, 많은 젊은이들이 최고 경영인을 꿈꾸는 시대에 그들은 비유하자면 등대와 같은 이들이다.
젊은이들 입장에서 그들과 똑같이 될 수는 없을지언정, 그러한 방향성을 갖고 살고 싶은 마음은 나 역시 같다. 그런 그들이 청년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사회를 향해 대신 이야기해준다. 이런 '쿨한' 어른들은 없었다. 그들은 어른, 기성세대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새 세대다.
20대들이 느끼는 갑갑함과 분노를 대변해 주고 자신이 지향해야 할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인물에 대한 갈망 그리고 '단군 이래 최고 스펙'을 보유했음에도 자신이 가진 에너지와 능력을 어디에 쓸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하고픈 열망이 이른바 콘서트를 통해 터져나오고 있다. 물론 강연회라는 형식은 이 에너지를 좀 더 창조적이고 조직적인 힘으로 전환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청춘콘서트 팀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이준길씨가 말한다.
"청춘콘서트 2.0을 기획중이에요. 강연회는 일방적으로 듣는 것이 전부잖아요. 이런 것을 넘어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걸 통해서 어떤 힘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간다는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어요. 근데 아직 구상 중이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단계예요. 좀 어렵네요."세상을 들썩이는 고요한 콘서트들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굳이 역사를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젊은 세대의 참여를 통해 읽어내야 하지 않을까. 누가? 나이 지긋하신 높으신 분들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김정현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단 '오마이 프리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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