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증언 및 환경조사 촉구, 8.13 인천시민 걷기대회 선포 기자회견. 필 스튜어드씨가 한국에서의 고엽제 살포 실상을 밝히고 있다.
한만송
"미국 정부는 한국 내에서 에이전트 오렌지·블루, 모뉴론이라는 고엽제와 같은 맹독성 물질을 제초제로 8년간 사용했고, 관련 정보와 증언을 확보해 공개하겠다" 미국 육군 대위 출신의 필 스튜어트씨는 7월 28일 '부평미군기지 맹독성 폐기물 진상조사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인천대책위)' 관계자, 민주당 홍영표(부평을) 국회의원 등과 함께 인천시청을 방문해 이 같이 밝혔다.
"고엽제가 이렇게 해로운지 몰랐다"그는 1968~1969년 주한미군 공병대 중대장으로 복무했고, 미군기지 캠프캐럴 내 고엽제 매립 의혹을 처음 제기한 퇴역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씨와 함께 24일 방한, 캠프캐럴 등을 방문해 고엽제 매립 장소를 지적하기도 했다.
스튜어트씨는 몇 년 전부터 심장질환과 당뇨병, 말초동맥질환, 피부암 등을 앓고 있는데, 가족력이 없었던 질병이라 고엽제에 의한 질환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의 고엽제 노출로 인해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그는 미국 정부가 2003년에서야 이 같은 질병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스튜어트씨와 하우스씨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증언대회' 등에 참석해 주한미군의 한국 내 고엽제 매립·방류·살포 사실을 증언했고, 이날 인천시청에서도 "DMZ(비무장지대)와 데리크라우 캠프, 한국 내 부대 등에서 제초제 등의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스튜어트씨는 "미국의 퇴역 군인들도 고엽제 물질이 어디서 공급돼, 어떻게 사용하고, 남은 물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한 뒤 "고엽제가 이렇게 해로운지 알았다면 당시 부하들이나 한국 군인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며, (당시) 명령에 따랐던 군인들도 모두 피해자"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그는 "당시 고엽제를 살포한 자신의 부하 3명도 고엽제로 인한 병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