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년연대와 한대련, 청년유니온 등으로 구성된 청년실업네트워크 소속 회원들이 2010년 8월1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청년실업문제 막말에 대한 이재오 특임장관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부와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청년실업대책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유성호
지영씨는 6월 30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더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없었던 이유로 '시간과 돈'을 꼽았다. 첫 직장을 그만둘 때 받은 충격으로 6개월 정도 쉰 것을 제외하고 지영씨는 충분한 구직기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 첫 직장도 대학졸업 후 2개월 만에 구했다. 6개월간 쉴 때도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금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좀 더 적성을 고려해서 충분히 구직활동을 했겠죠. 남들처럼 스펙도 더 쌓고. 그런데 그것도 다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당장 월세와 생활비가 부담스러우니 일할 수 있는 데는 무조건 다 넣었어요. 그러다보니 일이 잘 안 맞을 때가 많았고. 계속 이직을 하게 됐죠."이 같은 잦은 이직은 청년들 사이에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조성주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은 "청년층 가운데 저임금 중소기업에 다니다가 이직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5월 경제활동 인구 청년층(15세~29세)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졸업 후 취업한 경험이 있는 424만 5000명 가운데 무려 292만 3000명이 직장을 옮겨본 적이 있었다. 첫 직장 근속 기간은 1년 7개월. 이직 이유는 근로여건 불만족(42.5%)이 가장 많았고, 개인·가족적 이유(16.9%), 전망이 없어서(10.2%), 전공·적성 등이 많지 않아서(7.5%)가 그 뒤를 이었다.
청년층의 이직률이 높은 것은 '불안정한 고용형태'와도 무관하지 않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학졸업 뒤 취업한 적이 있는 청년층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비정규직이거나 일시적 일자리에서 첫 직장생활을 했다. 특히 1년 이하 계약직은 2006년 8.7%에서 2010년에는 16.3%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첫 직장을 얻은 청년층은 59.3%였다.
그러나 근로여건이 더 좋은 직장을 찾아 회사를 나왔다고 하더라도, 지영씨처럼 경제적으로 쫓기다 보면 또 다시 급하게 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이 경우, 노동의 질은 더욱 낮아진다. 청년유니온 등 전국 55개 청년·실업·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고용보험 확대 및 실업부조도입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가 이직기간 동안 '실업급여' 지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27세 이미경씨] "자발적 이직? 빵빵하고 괜찮은 회사면 왜 그만두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