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어서 없애는 대신 현대적 활용을 방법을 찾은 오타루 부두의 창고들
이안수
운치 있는 오타루운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산책 장소이며 영화(러브레터)나 뮤직비디오(조성모) 촬영지로 각광받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개성 있고, 편리하고 모던한 그 오타루의 부두와 운하의 거리를 걷노라면 시간을 거슬러 환영 속을 걷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거리의 증기시계, 오로골들의 속삭임, 시뻘건 불꽃이 머금은 가마가 있는 유리세공공방, 인력거…….
커피향이 가득한 그 거리의 풍경은 바로 오타루항의 창고건물들이 보전됨으로써 가능했던 것들입니다.
중국에서 온 사신들조차 한 번쯤 유람과 풍류를 원했다는 양천(강서구)의 경승지는 이제 겸재정선이 그린 강서구 일대의 승경 그림들로만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정선이 양천현령으로 재임하던 시대(1740~1745년, 그의 65~70세 때)의 경승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류선생님께서 그리워하던 80년대 염창의 풍경은 충분히 보전될 수 있었던 지척의 과거임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럴 수 있었다면 그것들은 오늘날 '역사와 문화 경관'의 보석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소금기 머금은 경간이 긴 나무 창고들은 작가들의 공방이 되고, 기념품점이 되고, 혹은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대를 해볼 수 있을 테니까요.
사라진 뒤 가슴 아프게 추억할 일은 지금도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보전이 보석입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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