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헌 묘비묘비
김강임
졸졸졸 흐르는 이 물이 바로 애끓는 눈물, 황경헌의 눈물이라 한다. '황경헌의 눈물'의 역사는 천주교 박해사건 신유사옥의 백서를 작성한 황사영과 정난주(마리아)의 역사부터 시작된다. 황경헌의 어머니 정난주는 신유사옥 때 천주교도의 핵심 주모자로 지목되어 처참하게 순교한 인물이기도 하다.
더욱이 황경헌의 어머니 정난주는 제주 대정현의 관노로 유배되었다. 당시 2살이었던 아들 황경헌은 추자도로 유배되어 강진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가던 중 추자도 관리에게 아들을 인계하여 죽임을 당하리라 믿었다. 더욱이 뱃사람과 호송 관리를 꾀어 아들의 이름과 내력을 적은 헝겊을 아들의 옷에 붙여 추자도 예초리 해안가 바위에 내리고 하늘이 보살펴 주시기를 바랐다 한다. 다행히 소를 방목하던 하추자도 예초리 주민이 아이를 거두어 추자도에 황씨의 입도가 시작되었다 한다.
따라서 어머니 정난주는 늘 아들을 그리워하였고, 이에 아들은 자신의 내력을 알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이곳에 눈물을 흘리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이곳에는 세월이 흘러도 마르지 않는 눈물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 그 눈물이야말로 애닮은 어머니 사랑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리막길로 이어진 예초리 가는 길은 축축이 젖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