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들 속에 파묻혀 일하는 제화원들
최원석
그는 완성된 가죽과 굽, 창 등을 취합해서 신발을 조립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공장 안에 10분 정도 있었을까. 슬슬 머리가 아프고 코가 간질간질했다. 알레르기가 있는 기자의 눈이 빨개지고 재채기가 나왔다. 잠시 공장 밖에 나가 신선한 공기를 쐬고 돌아와야 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우리나라 구두제조업의 중심지다. 구두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재료가 성수동 내에 형성된 '제화의 거리'에서 거래된다. 이곳 사람들은 어림잡아 국내 구두 생산의 80%를 책임지고 있다고 말한다. 자체 브랜드를 갖고 백화점이나 아울렛 등에서 판매되는 중대형제화업체 제품뿐 아니라 시장, 상가, 대형할인매장 등에서 유통되는 일반제화업체의 중저가 구두도 여기서 만든다.
금강, 에스콰이어, 엘칸토 등 메이저 업체들은 인천, 성남 등에 자체 공장을 갖고 있지만 그와 별도로 성수동의 하청업체 10여 곳 이상과 각각 거래를 한다. 그런데 성수동 제화원들의 근로 환경과 처우는 상상 이상으로 열악했다.
"작년까지 한 켤레 당 5500원을 받았어요. (성수기에) 하루 스무 켤레 만든다고 치면 11만 원 정도 되죠. 밥값 제외하면 시급이 만 원도 안 됩니다. 이 수준에서 멈춘 게 십 년 됐는데, 지난 10여 년간 백화점 구두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생각해보세요. 올해 켤레 당 6500원으로 오르긴 했지만 마찬가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