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
권우성
강 회장은 그동안 꾸준히 은행들끼리 합병을 통해서 메가뱅크(초대형은행)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던 사람이다. 지난 3월 국책은행인 산은지주회장으로 취임하자, 우리금융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 (강 회장은) 메가뱅크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은행입장에서 유리한 것은 없나."(곧장) 전혀없다. 지난 금융위기로 메가뱅크 무용론은 입증됐다. 무분별한 대형화가 금융시스템 전반에 안정성을 위협했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 금융당국은 은행의 덩치키우기를 억제하는 추세다."
김 위원장은 이어 "(메가뱅크는) 강만수 회장의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면서 "이미 국내은행들도 합병해 놓고, 대형금융지주 만들었지만 제대로 하는 곳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의 말이다.
"국내에서도 대형은행들 빼고, 기업은행이나 부산은행 같은 곳들은 스스로 잘 살아나가고 있어요. 대구은행과 전북은행 등 지역에 기반을 둔 은행들도 잘 커가고 있거든요. (메가뱅크는) 세계적 흐름에도 맞지 않고, 국내 경험에도 이미 끝난 이야기예요."그래서 다시 물었다. 왜 그렇게 밀어붙이는지를 말이다. 김 위원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강 회장이 허황된 망상에 빠져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강 회장이) 대통령과의 메가뱅크에 대해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 수주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지급보증문제로 힘들었기 때문에 초대형 국책은행을 적극 추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 밀어붙이면 총파업으로 저지할 것"- 우리금융 민영화는 어떻게 해야 하나."(잠시 생각한 후) 우리은행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경남이나 광주은행도 독자 생존하는 쪽으로?"그건 그 회사들이 선택할 문제지만… 결국 독자적으로 가야 하지 않나. 이미 경남과 광주은행 등은 해당 지역 상공회의소 중심으로 인수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 지역은행으로서 특화시키면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 정부는 김 위원장 생각과 다른 것 같다. 현재대로 가면 산은지주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데."(목소리를 높이며) 산은지주가 우리금융 가져가면 그것이 민영화인가. 초대형 국책은행이 생기는 것일 뿐이다. 이미 우리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계속 진행하면) 반대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 금융노조 차원의 총파업 가능성도 있나."이번 민영화의 부당성을 알리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물론 최악의 경우 금융노조에서 총파업을 포함해 모든 투쟁을 동원해서 저지할 것이다."
그와의 이야기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논란으로 이어졌다. 최근 금융위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온 후로 다시 미뤘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는 더욱 어렵게 됐다. 하나금융은 작년 11월 론스타와 지분을 인수 계약을 맺고, 오는 24일까지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25일부터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돼 있다.
일부에선 금융위의 이번 조치로 오히려 론스타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일었다. 김 위원장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의 생각은 단호했다.
"원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거예요. 메가뱅크 신봉자들의 헛된 망상 때문에 우리 금융산업이 엉망이 되고 있는 거죠. 론스타 배만 불린다는 이야기는 뒤집어 보면, 외환은행이 (영업 등을)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되고, 독자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요."- 이대로 가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어렵지 않은가."(고개를 끄덕이며) 금융위는 진작에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했어야 했다. 오히려 그동안 시간을 끌어온 것이 (금융위의) 직무유기다."
- 금융위에서 대주주 자격이 박탈되면 론스타에 지분매각 결정도 내리게 될 텐데, 많은 외환은행 주식을 누가 사겠느냐는 이야기도 있다."(웃으면서) 론스타 배를 불릴 정도의 은행인데… 주식시장에 나오면 잘 팔릴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으니, 가격도 더 떨어질 테고, 국민들이 사도 된다."
"민간기업 임금까지 개입하는 최악의 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