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로이비쥬얼 대표.
권우성
"<로보카 폴리> 보더니 아이들이 달라졌다는 말, 가장 기분 좋아"이 대표가 <로보카 폴리>를 처음 기획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그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알고 보니 일본 애니메이션 <파워레인저>를 보고 따라 한 거였다"며 "그 충격 탓에 기획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영유아와 초등학생 사이의 아이들이 볼만한 애니메이션이 없다는 것도 이때 알았다.
"남자아이들은 2살 넘으면 영유아용 작품을 안 좋아한다. 볼만한 게 없으니, 하반신 노출하고 여자만 보면 침 흘리는 등 '18금'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짱구는 못 말려>를 보게 된다. 안타깝다. 4~7살 아이들이 나쁜 콘텐츠를 안 보고, 교훈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시장은 없었지만 니즈는 있다고 생각했다."- <로보카 폴리>를 기획하고 제작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만들었다 부수고'를 반복했다. 애니메이션에서 변신하는 모습이 완구에서도 똑같이 재현되도록 하고 싶었다. <트랜스포머> 완구 중 영화처럼 변신하는 게 없지 않나. 또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나리오도 여러 번 갈아엎었다. 2억 원 들여 한 편 제작했는데 재미없어서 버렸다. 제작비로 40억 원(11분짜리 52편)을 예상했는데, 55억 원 들어갔다."
-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왔나? "3D 완성도에는 끝이 없다. 시간과 돈이 있다면 영화 <아바타> 만큼 만들 수도 있다.(웃음) 50명인 제작실에서 짧은 시간과 비용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배경 하나 소홀히 안 했다. 외주를 주려고 해도, 어려워서 못 하겠다고 할 정도였다. BBC에서도 '잘 만들었다'고 했다. 완성도에서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 방송 게시판에는 <로보카 폴리>의 교훈적인 내용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할아버지와 손녀의 소통을 다룬 '할아버지 사랑해요' 편을 보고 게시판에 "우리 집에도 같은 문제가 있었는데 할아버지와 손녀가 가까워졌다", "너무 감동적이라 울었다"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우리 아이가 <파워레인저>를 보지 않고, <로보카 폴리>를 보더니 달라졌다'는 글을 볼 때, 가장 기분이 좋다."
현재 <로보카 폴리>의 큰 인기는 완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세계적 완구 기업 실버릿을 통해 지난 4월 초에 공급된 초도 물량이 어린이날 이전에 모두 소진됐다.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일부 유통 업자들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웃돈을 받고 완구를 팔고 있다. <로보카 폴리>를 사달라는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부모들의 원성이 높다.
이 대표는 "아이들이 비싸지 않은 가격에 완구를 충분히 누리게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 하게 된 점에 대해 마음이 아프고 죄송하다"며 "실버릿에 '공장 풀가동'을 주문해 5월 20일께 2차 판매분을 새롭게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나 회사 직원들도 완구를 구하지 못했고, 회사 비치용 한 세트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폭력적인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을 위한 작품 내놓을 것" <로보카 폴리>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표는 "북미의 한 완구회사 관계자가 '아이들이 폭력적인 <트랜스포머>를 보는 게 너무 싫은데, <로보카 폴리>는 캐릭터도 귀엽고 굉장히 좋다'고 하더라"면서 "아이들에게 맞는 건전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진심이 외국 사람들에게도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의 사정이 좋지 않다. 그는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이야말로 진짜 국격을 높이는 것이다, 땅 팔 돈이 있으면 애니메이션 업계에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향후 그의 계획은 무엇일까? 그는 디즈니처럼 큰 회사를 차리고 돈을 버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초등학생인 제 아이들이 게임을 너무 좋아한다. 요새 게임은 너무 폭력적이다. 게임 산업 자체가 돈을 벌기 위해서 아이들을 자극적인 것에 가둬두려 한다. 동심 다치게 하고, 나중에 청소년 폭력으로 이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으면서도 건전한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있다. 내후년쯤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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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금' <짱구> 보는 아이들 너무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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