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가정마다 환경달력을 만들어 각종 생활환경 지수를 스스로 점검하고 실천했다.
이주빈
민관이 함께 살린 비와꼬... "세금보다 물이 주는 이익이 더 많다" 우선 당시 41%에 불과했던 하수도 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운동에 나선다. 가정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비와꼬 주변 농수로 개선작업도 진행한다. 농약에 오염된 물이 바로 비와꼬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주민들은 가루비누 사용하기 운동을 꾸준히 벌였다.
그리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비와꼬 조례 제정 투쟁'을 벌였다. 공장 폐수 방류기준을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엄격하게 하는 것이 뼈대였다. 정치인들이 기업의 눈치를 보자 낙선운동도 불사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조례로 기업진출은 상당한 제약을 받았지만 주민들은 개의치 않았다. 조례 초안을 작성했던 하야시 도시히로씨는 "몇 푼의 세금을 더 받아 얻는 이익보다 깨끗한 물이 주는 이익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민운동단체들이 민관 네트워크 결성을 유인하며 생활개선운동과 제도장치 마련에 주력하는 동안 관은 수질정화센터를 건립해 기술적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현재 비와꼬 수질 정화센터는 모두 9개소가 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질 높은 하수처리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가현 하수도공사 코난주우부(湖南中部 호남중부)정화센터는 시설과 운영능력에서 세계적인 모범 사례다. 센터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난주우부정화센터는 지난 1982년 4월 1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9개 시 2개 정(한국으로 치면 읍/면), 약 65만 명이 배출하는 생활하수와 공장, 사업장 등에서 배출하는 폐수를 처리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술로 예산 절감... 인구 1천만 명이 마시는 물 만들어이 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질정화 기술은 한국에서 '이차 침전조 전단 응집처리방법(흔히 '전단 공법')'이라고 표현하는 초고도 처리공법. 응집제인 팩(PAC 폴리알루미늄 크로라이드)을 최종침전지 앞에 넣으면 전단 공법이고, 뒤에 넣으면 후단 공법이다.
요시가와 에이츠(吉川 英一) 시가현 하수도공사 주임전문원은 이 공법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시설비와 관리유지비가 적게 들고 처리 효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후단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인을 잡기 위해 별도의 설비를 최종 침전지 뒤에 또 만들 수밖에 없는데 효과도 크게 차이 나지 않고 필요 없는 예산만 들어갈 공법인데 이렇게 만들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되물었다.
요시가와 주임전문원은 "하수처리와 관련해선 자신들의 공법과 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여러 수치를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