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하이의 명품조연들아이돌의 미숙한 연기를 명품조연들이 뒷받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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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가 '아이돌의 얼굴과 지명도에 편승한 드라마'로 끝나지 않았던 것은 탄탄한 대본과 연출의 힘이 크다(작가 박혜련/ 연출 이응복). 작가 박혜련은 <칼잡이 오수정>을 쓴 작가다. 그녀는 아이들의 감성을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 드라마라고 해서 그저 예쁜 아이들이 나오는 즐거운 드라마는 아니었다. 삶에 대한 고민은 청소년이나 어른이나 같은 무게로 온다. 청소년의 꿈을 그린 드라마이지만, 감동적인 대사가 많다.
#1. 혜미는 아빠가 와서 미국에 가자고 한다. 포기했던 성악을 하라고 한다. 혜미는 한국에 남아서 데뷔를 할지 미국에 가서 성악을 다시 할지, 고민한다. 혜미는 그 어느쪽도 100 퍼센트가 아니라고 한숨쉰다. 이에 진국은 이렇게 말한다.
"어느 한쪽이 100퍼센트면 그건 선택이 아니라 정답이지. 고르기 힘드니까 선택이라고하는거야. 어쩌겠어 골라야지. 선택하고 난 뒤에는 그 50을 100으로 만들어야 되지 않겠어 열심히 해서 그길이 맞았다고 너 자신에게 증명해야지."#2. 드디어 삼동, 수지, 진국, 백희, 제이슨, 필숙이 무대에 오르는 날이다. 서로 좋아했던 친구들, 언젠가 함께 무대에 오르자는 약속을 아주 오래전 부터 해왔던 친구들고 함께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데뷔할 수 없으리라는 좌절,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으리라는 절망에 빠지기도 했던 그들은 함께 무대에 올라 한방울의 땀도 남김없이 쏟아붓는다. 벅찬 가슴으로 토해내는 진국의 독백은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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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가지 행복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지나고 나면 행복했었구나 하는 행복과 또 하나는 그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행복이다. 그 순간이 행복하다 느끼는 행복은 너무나 귀해서, 그 순간을 추억하면서 평생을 살 수 있을 만큼 빛난다고 했다. 아마 우리는 이 순간을 그런 행복으로 기억할 것 같다."꿈을 꾼다는 것, 꿈을 이룬다는 것 대형기획사가 합작하여 제작한 드라마 <드림하이>는 그럼에도, 연예계의 비리를 그냥 지나가지는 않는다. 늘 실력이 간당간당한 백희는 기획사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백희는 갑자기 'K양'으로 덫칠당하고 무대에 오를 수 없게 된다. 성추문에서 항상 여성연예인들은 피해자인데도 주홍글씨를 들이 씌우는 우리 현실을 담았다. 무대에 오른다는 것, 꿈을 이룬다는 것은 어른들의 음흉한 손길과 농간의 덫에서도 걸리지 않고 무사히 건너와야 한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진심으로, 자기의 일처럼 백희의 아픔을 함께 했고, 다시 일어설 수 도와주었다.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경찰서로 가는 차안에서 백희는 혜미에게 너무 겁나고 떨리니까 너가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한다.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백희를 위해 혜미가 '거위의 꿈'을 부른다. 노래하는 혜미도, 그 노래를 듣는 백희도 눈물을 멈추지 않는다. 이 장면은 잊지 못할 드라마의 명장면이 될 것 같다.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의 가사가 이토록 절절했었구나 하고 다시 보게 된다. 누군가 말했듯 혼자 꾸는꿈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다. 함께 꿈을 꾸는 그들 청춘이 아름답다.
<드림하이>는 끝났다. <드림하이> 홍보 플래쉬몹은 몇번이나 다시 돌려보아도 가슴 벅차다. 아이든, 어른이든 모두 그들의 마음이 되어 춤추고 노래하며 가슴벅찬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생겨도 이겨나갈거라는 다짐, 벽을 깨뜨리며 나아가자는 다짐이, 겨울이 끝나가는 이즈음 모두의 마음에 다가서고 있다.
두려움의 끝에서 난 오늘도 흔들리죠 떨어질까 봐 날아오르지 못하는 어린 새처럼 자꾸 내가 할 수 있나 내 꿈이 이뤄질까 내딛는 걸음 한 걸음 걸음이 다시 두려워 질 때마다 I dream high 난 꿈을 꾸죠 힘들 때면 난 눈을 감고꿈이 이뤄지는 그 순간을 계속 떠올리며 일어나죠 I can fly high 나는 믿어요 언젠가 난 저 하늘위로날개를 펴고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높이 날아 오를거에요(<드림하이>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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