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9일 쉐보레 올란도 출시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GM대우
자, 이제 '올란도'를 직접 보자. '올란도'를 실제로 보니, 이미 사진으로만 봐 왔던 것과 사뭇 달랐다. 이 차 앞에 서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언론은 편의상 다목적자동차(MPV)라고 해 왔다. 이 역시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아카몬 사장은 이날 "올란도는 다목적 차량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아니다"면서 "전혀 새로운 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놓은 것이 '액티브 라이프 자동차(ALV, Active Life Vehicle)'라는 것이다.
이 회사 디자인센터 김태완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 '올란도'는 세단의 편안하고 조용한 면과 다목적 차량의 넓은 실내공간 등 실용성, SUV의 스타일 등 좋은 점만 모아 놓은 새로운 자동차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출퇴근 등 일상생활에서 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과 주말에 레저용으로 써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회사쪽 말대로라면, 세단부터 SUV, MPV 등을 모두 아우르는 자동차다.
과연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올란도가 시중에 본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다음 달 2일이다. 세간의 진짜 반응은 그때부터다. 9일 기자들에게 선보인 '올란도'를 1시간 넘게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 그리고 지방도로에서 직접 경험해 봤다.
독특한 '올란도'의 디자인과 실내 공간은?우선 디자인. 앞에서 보니 쉐보레의 '십자가' 엠블렘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예전 같으면, 지엠대우의 부채꼴 로고였던 자리였다. 이렇게 바뀐 엠블렘 하나로 자동차는 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의외로 앞 인상은 차분하다 못해 심심한 생각마저 든다. 옆을 보니 차가 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앞바퀴의 축과 뒷바퀴의 축 사이의 거리가 2760미리미터. 2000cc 급 미니밴에선 가장 길다. 하지만 일반 미니밴과는 다르게 차체 지붕이 뒤쪽으로 가면서 낮아진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이다. 회사는 이를 두고 SUV 스타일의 외관과 낮은 루프라인, 감각적인 '박스타입'이라고 했다. '감각적'인지는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란다. 뒤쪽은 직선으로 처리된 램프의 모양 탓인지, 강한 인상을 준다.
운전석에 앉았다. 운전대를 중심으로 한 계기판과 옆의 센터페시아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잘 정돈돼 있는 느낌이다. 회사는 비행기 조종석처럼 좌우 대칭으로 설계했다고 했다. '피아노 블랙'이라는 회사쪽의 설명이 없었다면, 그냥 검정이라고 느꼈을 법한 센터페시아도 나름 고급스러웠다.
또 신기했던 것은, 센터페시아 오디오박스의 버튼을 누르면, 감춰져 있던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시크릿 큐브(Secret Cube)'라고 소개했다(참, 자동차회사는 정말이지 이름을 그럴듯하게 잘 짓는다).
김태완 부사장은 "그 어떤 차에서도 볼 수 없는 공간"이라며 "중요한 물품을 넣어둘 수 있고, 아이팟 등을 연결할 수 있는 포트도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내부 직원의 아이디어가 실제 자동차에 적용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특허를 출연해 놓은 상태다.
내비게이션이 없다? 실내 공간이 넓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