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월 3일 오전 10시부터 20분간 신년특별연설을 했다.
청와대
'그저 그렇다' 또는 '보통이다'라는 '중간값'이나 '중립 선택지'가 없는 4점 척도임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어떤 역대 대통령보다도 높은 집권 4년차 대통령 지지율이다. 이전 대통령들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지지도와 비교하면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특히 ▲ 6·2지방선거 패배라는 '악재'에다가 ▲ 세종시수정안 부결과 4대강 반대여론에서 확인된 '정책 실패' ▲ 그리고 53년 휴전 이후 처음으로 북한으로부터 영토(연평도)까지 공격받은 '안보 불안'이라는 '3재'(災)가 겹쳤음에도 40%대 중후반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현상은 '불가사의'할 정도다.
지난 한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연초에 46~47%로 출발해 천안함 침몰 사건(3·26)을 계기로 2% 가량 떨어졌다. 그러나 8·15 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표방한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G20정상회의 전후로 50%선을 돌파했다. 지금은 약간 하락했으나 장기적으로는 2009년 8·15 경축사에서 '친서민-중도실용' 노선을 표방한 이후 회복한 46~47%대를 계속 유지하는 양상이다.
이런 지지율은 정치현실과 연동되어 민감하게 반응해온 이전 대통령들의 국정운영 지지도와 다른 특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정치현실에 대한 분명한 국민적 평가가 이뤄지는 전국단위 선거에서 집권당이 패배할 경우 대통령 지지도도 동반하락 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인데 이 대통령은 '예외'인 셈이다.
이 같은 국정운영 지지도의 '불가사의'를 풀 수 있는 열쇠는 '탈정치 행보'와 '박근혜 함수'에서 찾을 수 있다.
'정치를 잘해서'가 아니라 '정치와 떨어져 있어서'?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과거의 '여의도식(式) 정치'를 바꾸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대통령의 공언은 현실정치의 벽에 부닥쳐 실현되진 못했지만, 이 대통령은 2009년 8·15를 기해 '친서민-중도실용' 국정기조로 전환한 이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경제와 민생에 주력하는 '탈정치 행보'를 보여왔다.
따라서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율은 그가 '여의도식 정치'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여의도 현실정치'와는 선을 긋고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는 행보 그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정치를 잘해서'라기보다는 '정치와 떨어져 있어서'라고 판단하는 것이 더 타당한 셈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이 연평도 피격 사건 이후 정치적 행보를 강화하고 이념적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탈정치 행보'에서 벗어나자 50%대를 돌파한 국정운영 지지율이 40%대로 하락한 가운데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 대통령이 정치적 행보를 할수록 반여권이나 비한나라당 성향 국민의 결집력이 커지면서 여권에 불리한 여론지형이 형성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성은 처음이 아니고 6·2지방선거에서도 표출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직전에 전쟁기념관에서 '천안함 사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정치적 행보' 속에서 '이념의 어뢰'를 발사했으나 돌아온 민심은 여권의 6·2지방선거 패배였다.
결국 '탈정치 행보'에서 비롯된 이 대통령 특유의 지지율은 그가 현실정치에서 벗어나 '친서민-중도실용' 노선을 강화하면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지만, '정치적 행보'나 '이념적 행보'를 유지하는 한 비한나당 성향 국민의 결집을 가져와 지지율 하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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