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지음, 부키 출판
김종성
그들이 원한건 민주주의보다 자본주의 금융 규제 철폐와 무제한적 단기 이윤을 추구한 결과 그들은 경제 성장의 둔화, 고용 불안과 불평등 악화를 초래하였다 - 본문 중 금융 자산가들만 배불리고 대부분의 국민들을 힘들게 만드는 신자유주의 자유시장경제체제는 누가 뭐라 해도 분명 나쁜 제도이다. 하지만, 자본주의라는 제도 자체는 역사적으로 인간이 만든 가장 합리적인 제도중의 하나라는 저자의 말은 그가 경제학자임을 이해함에도 어폐가 있는 것 같다.
자본주의, 정확하게 미국 자본주의는 사적소유, 이윤(추구)동기, 경쟁시장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미국 자본주의가 낳은 신자유주의 경제제도는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오히려 소수 가진자들의 자유와 이윤이 더 진화하고 보장된 제도일뿐이기 때문이다. 공기업의 민영화 및 부자감세, 금융 및 산업부문의 규제 없애기, 국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위 자본주의의 특성과 비교해보면 용어들이 세련되고 시대에 맞게 달라졌을뿐이다.
자본주의의 이런 속성은 기업체에겐 잘맞는 내용일지 모르나, 일반 국민들이 사는 국가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는데 그 비극의 씨앗을 품고 있다. 한 나라에 자본주의의 속성만을 들이대면서 국민들을 회사자원처럼 취급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그런데 그런 자본주의가 어느새 공공의 적이 되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바로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처럼 말이다.
저자는 이야기 하지 않아 무척 아쉬웠던 부분으로, 그들이 자본주의에 대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진실속에서 나는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음을 느꼈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민주주의는 거꾸로 퇴보하는 것 같은 생각이 나만의 착각일까.
금권주의 사회를 만드려는 그들 이것은 계급투쟁이다. 내 계급이 이기고 있지만 그래선 안된다 - 워런 버펫 (2007)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자본주의가 낳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금권주의로 '진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금권주의(Plutonomy) 사회는 다수의 국민들이 상위 1% 계급인 가진자들의 이익에 종사하는 사회다. 이런 1:9 사회의 징후는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자유경제시장체체를 따르는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다 다음 세기는 금권주의 사회가 되는게 아닐까 두렵기도 하다. 다수를 희생하여 소수를 부자로 만드는 이런 체제가 민주주의를 위험하게 하는건 말할것도 없겠다.
2008년 쓰나미 같은 재앙으로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로 그들이 말하는 23가지 현상은 잠시 움츠리고 있다. 점점 심화되는 불평등, 지나치게 높은 경영자들의 보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극심한 빈곤이 개선되지 않는 한 그들은 언제든지 다시 살아나 새로운 경제이론으로 무장하여 궁극의 목표인 금융 자산 보유자인 소수가 일반 국민 다수를 부리는 금권주의 사회를 만들고자 할 것이다.
이에 유럽국가 특히 스웨덴 같은 나라의 대안적 자본주의의 체제를 주장하는 저자는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시장은 객관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의 책을 다 읽고 나니 현대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부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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