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자력본부에서 반박내용과 함께 참고자료로 보내온 고흥원전유치위원회의 홍보자료 표지.
'고흥원전유치위' 홍보 자료 캡처
'원전의 바다는 살아 있습니다. 더 살기 좋은 고흥사회로 만듭시다'라는 제목으로 고흥원전유치 위원회(이하 고흥원전유치위)에서 작성했다는 홍보자료를 펼쳐 본 순간, 무척 당황스러웠다.
'원전지역 어업은 계속 발전합니다'라는 어선보유 통계자료와 더불어 영광군과 고흥군을 비교해 연도별로 어선수와 어획고를 나열해 놓았다. 그 통계자료에는 분명 '영광군의 1980년 어획고가 30년이 지난 2008년에는 4배로 증가'했다는 것이었다. 원전이 들어서기 이전에 비해 영광군 내 어선수는 2배로 늘어나고 어획고는 4배로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수치상으로 본다면 분명 그들의 말대로 '원전지역 어업은 계속 발전'하고 있었다. 본래 숫자에 약한 나는 계산기까지 동원해 가며 재차 확인했다. 분명 원전이 들어서기 이전인 1980년의 어획고에 비해 2008년의 어획고가 4배나 많았다.
영광원전본부에서 내게 '똑바로 봐라 이 통계자료를 보고도 영광의 황금어장이 황폐화 되었다고 말할 수 있나? 네가 쓴 기사는 거짓이다'라고 삿대질을 하는 것만 같았다. 내가 기사를 잘못 쓴 것인가? 그들 말대로 사실 내용과 다른 황당한 기사를 쓴 것일까? 정신이 아찔했다. 반나절 가까이 고민을 했다. 기사를 잘못 썼다고 이실직고, 정정 보도를 내야 하는가? 지역주민들이 내게 거짓 증언을 한 것일까? 난감했다.
원전반대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숫자 놀음에 말려들지 말라는 충고를 했다. 하지만 통계자료가 분명하게 나와 있는데 말려들고 말고도 할 것이 없어 보였다. 보통 사람들이 이 통계자료를 보면 액면 그대로 믿을 게 뻔했다. 통계자료를 덮어 놓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했다.
왜 영광군의 어획고가 늘었을까 첫 번째 의문은 저급한 수준의 황당한 질문을 던져 오는 사람들이 왜 이런 통계자료를 정면에 내놓지 않았을까? 였다. 분명 어떤 꼼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계청 사이트에 들어가 통계 자료를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영광군에 관련된 통계청 자료 역시 수치상으로 볼 때 고흥원전유치위에서 작성했다는 통계자료와 일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