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한 망망대해의 바다를 향해 불을 밝히는 등대의 모습이 고독하기도 하고 왠지 감동이 밀려오기도 한다.
김종성
동해바다행 새벽기차타고 만난 등대 묵호 등대를 내 마음속에 간직하게 된 것은 올해 초 겨울 강원도 바닷가를 자전거 타고 여행할 때였다. 서울 청량리에서 동해바다행 마지막 야간 기차를 타고 밤새 달린 후, 새벽녘 묵호역에 도착하여 본격적으로 해안가를 라이딩하려는 중이었다.
그때 머리 위로 어떤 불빛이 번쩍하며 휙 지나가는데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방금 그 불빛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혹시 나도 UFO를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호기심 어린 마음에 자전거에서 내려 바닷가의 하늘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알고보니 그것은 묵호항 뒤 언덕위에 있는 묵호 등대에서 드넓은 동해 바다를 향해 비추는 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