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대 걷기 2배수 모임' 참가자들이 세종문화 회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지용
지율스님은 지난달 26일 지인들과 함께 처음으로 경천대 사진을 들고 서울 도심을 걸었다. 거창한 계획을 가지고 한 것이 아니었지만 걷고 나니 뭔가 아쉬웠다고 한다. 그때 함께 걸었던 누군가가 지율스님에게 "매주 금요일 숫자를 두 배씩 늘려가며 걷기 행사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지율스님을 포함해 이날 함께 걸은 인원은 5명. 그리고 지난 3일 10명이 '경천대 걷기'를 하며 '2배수 모임'이 시작됐다.
'경천대 걷기'는 대한문을 출발해 덕수궁 돌담길, 광화문 사거리, 광화문광장을 거쳐 청계광장과 서울시청을 돌아 다시 대한문에 도착하는 약 2㎞ 코스로 진행된다. 경북 상주에 있는 경천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장소지만 '경천대 걷기'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 대해 지율 스님은 "4대강 공사로 경천대에서 일어나는 일, 낙동강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이는 그대로 이곳 서울로 옮겨 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멀리 떨어진 현장을 가까이 가지고 오고 싶었어요. 4대강으로 파괴되는 현장의 모습을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만드는 거죠. 함께 걸으시는 분들이 항상 집회에 구경꾼이었는데 자신도 직접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4대강 사업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 하게 하는 것, 공론화 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참가자를 매주 2배씩 늘리는 이유에 대해 스님은 "나오는 숫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방학을 맞아 선생님과 아이들이 집 가까이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만들고 싶다"며 "바퀴가 구르기 전에는 힘이 들지만 구르기 시작하면 탄력이 받는 것처럼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매주 금요일 3시 대한문 앞에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