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雲南) 소금계곡(鹽井)차마고도에는 소금 우물이 있다.
손희상
어머님,
오래도록 꿈꿔왔던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태 전에 잠시 다녀온 곳이지만 제 마음은 늘 그곳에 머무르는 듯했고, 길을 나서기에 앞서 '꼭 그곳에 가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배낭 한구석에 꾸욱꾸욱 집어넣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곳에 가는 길이 막혔다고 저에게 들려주었지만 차마 놓아버리고 싶지 않은 제 마음은 다른 한편 욕심이 되어 나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리고 길 위에 있으면서 수 없이 길을 찾고, 지도를 보며 사람들에게 그곳에 드는 길을 물었습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전 해바라기마냥 그곳을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은 듯합니다.
사관(下關)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와서는, 무작정 (버스 시간표가 맞지 않기에) 안내양에게 "더친(德欽)"이라고 하니 모레 떠나는 버스표를 건네줍니다. 저는 '오늘'이나 '내일'의 표가 없느냐고 물어보니, 그곳에 가는 버스는 닷새에 한 번 있다고 들려줍니다. (2010년 6월 현재, 중국은 따리(大理), 리강(麗江), 중덴(中甸), 더친(德欽)을 잇는 루트를 관광지화하려는 움직임 하에, 중덴에서 더친까지의 길을 전면 새시공하고 있으며, 이 길은 통제되고 있습니다.) 길에 대한 집착인지, 나 자신에 대한 믿음 때문인지, 이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 정리하지 못한 채, 저는 '더친'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에 부풀어 오릅니다.
사관 버스 정류장에서는 닷새에 한 번 길이 열리는 (저는 그 버스를 기다려) 24시간 공사 중인 길을 돌아 돌아 그제 저녁 더친으로 든 다음, 오늘은 기어코 오래도록 꿈꿔 왔던 자리에 서 있습니다. 제 앞에는 구름에 가려진 여신(女神)이 천만 년 전(千萬年)부터 그래 왔듯이 우직하게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