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야이지스고 역 대합실
박도
1909년 10월 25일 밤, 안중근이 떠난 뒤 우덕순과 조도선은 지야이지스고 역에서 무료하게 지냈다.
그런데 저녁 무렵부터 러시아 군인이 부쩍 늘어났다.
조도선이 한 러시아 군인에게 물었다.
"갑자기 군인들이 늘어났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소?""일본 대관 일행이 하얼빈으로 가는데 이 지야이지스고역을 통과하기에 경비 때문 그렇소.""뭐! 일본 대관이? 몇 시에 통과하오.""내일 새벽 6시라고 하는군."
조도선은 러시아 군인에게 들은 정보를 우덕순에게 말했다.
"아, 그래요."우덕순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조도선은 안중근과 우덕순의 거사 계획을 그때까지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우덕순은 가능한 끝까지 비밀에 붙이고 싶었다. 행여 조도선이 뒤늦게 알고서 러시아 군인에게 일러바친다면 만사가 허망하게 끝날지도 모를 일이니까.
저녁 무렵, 지야이지스고 역 식당 주인 세미코노프는 지야이지스고 역원에게 불려갔다.
"당신 집에 낯선 이들이 머물고 있던데?""그래요. 간밤에 세 명의 한국인이 묵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낮에 한 사람은 하얼빈으로 돌아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