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으로 벼베기 작업하는 마들농요 회원들
이승철
"초가을 장마와 폭우로 일조량이 부족해서인지 벼이삭이 신통치 않네요"
벼 베기 작업을 하던 사람이 하는 말이다. 추석명절이 지난 3일째인 토요일(25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벼 베기 작업이 있었다. 그런데 벼이삭이 아직 완전히 영글지는 않았지만 노랗게 익어가는 이삭들은 정말 탱글탱글하지 않고 왠지 푸석한 모습이었다.
이날 벼베기를 한 논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근린공원 안에 있는 농사체험학습장 벼논이었다. 이곳은 서울지방 전래 전통농요인 마들농요보존회 회원들의 연습장이기도 했다. 벼베기에 참가한 사람들도 마들농요 보존회원들 30여명이었다.
"아직 덜 익은 올벼를 베는 것은 옛날 이맘 때 식량이 떨어진 농민들이 올기쌀을 만들어 먹었던 것을 우리들도 체험해보기 위한 것입니다."벼베기를 주관하는 마들농요보존회장 김완수(65)선생의 말이다. 올기쌀은 벼가 완전히 영글기 전인 이맘때 벼를 수확하여 가마솥에 쪄낸 것을 말려 절구통에 방아를 찧어 생산한 쌀을 일컫는 이름이다.
서울 도심에서 벼베기 작업에 나선 마들농요보존회원들 작업에 참가한 마들농요 회원들 몇 사람은 논에서 벼를 베어내고, 또 다른 사람들은 옛날에 썼던 탈곡기인 '홀태'로 이삭들을 훑거나. 수숫대를 이용하여 벼이삭 한 줄기씩을 훑어냈다. 이런 탈곡방법은 1960년대까지 우리 농촌에서 사용하던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