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링 이전(위)과 스켈링 1주일 후(아래)의 비교
치석이 제거된 후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잇몸색도 건강해졌다.
하지만 가라앉은 잇몸 때문에 치아가 더 많이 시리거나
이 사이에 구멍이 느껴지기도 한다.
dentphoto.com 민병진
스켈링을 받고 난 환자들이 치과의사에게 하는 항의에는 '이가 깨졌다.', '이가 더 시려졌다', '잇몸이 더 내려갔다', '이에 구멍이 났다' 등이 있다. 환자마다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위의 4가지 설명은 같은 증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진에 보이 듯 사람의 치아는 씹는 쪽이 넓고 뿌리 쪽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치은이 퇴축되는 과정에서 치아의 뿌리가 드러나면 구멍이 생긴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스켈링을 받지 않은 환자의 잇몸은 치석때문에 부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부은 상태의 잇몸은 정상적인 잇몸 보다 치아의 뿌리를 잘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는 구멍이 느껴지지 않는다.
시린 증상도 적었지만 스켈링에 의해 부종이 없어지고 정상 잇몸이 된 다음에는 본래의 퇴축된 위치로 치은이 돌아가기 때문에 구멍이 느껴지거나 시린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다.
이 밖에 치아 사이의 구멍을 치석이 막고 있다가 제거됐기 때문에 스켈링 이후에 구멍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스켈링 도중에 치아가 파절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이 경우 해당 치아는 사전에 미리 눈에 보이지 않는 금이 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케일러로는 치아를 파절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고 기껏해야 자동 세차 받은 후에 자동차 표면에 생기는 잔금 정도가 고작이다.
스켈링을 안 받고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치과의사들 역시 환자에게는 스켈링을 권하면서도 막상 본인들은 스켈링 받는 것을 기피하려 하고 있다. 차라리 마취를 한다면 잠시 아프고 말겠지만 시술을 받는 내내 느껴지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불쾌감은 누구나 싫어할 만하다. 그런 이유로 많은 환자가 스켈링을 대체할 방법은 없는지 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전동 칫솔, 워터 픽, 특수한 치약, 잇몸 치료제 등이 떠오르는 독자분들 계시겠지만 애석하게도 '없다'가 정답이다. 잇몸병의 원인은 치석에 있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치석을 제거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병의 근원을 제거할 방법이 없다. 위에 열거했던 구강 용품들은 치과에서 치료를 받는 틈틈이 보조적으로 사용해야할 기구들이지 해당 기구를 사용했다고 해서 치과 치료를 받지 않아도 좋다고 믿는 것은 구강 건강을 망치는 길이다.
특히 몇몇 제약회사에서 나오는 잇몸약에 대해 물어보는 환자들이 많은데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복용하면 통증이 완화되기는 한다. 하지만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해서 병이 나았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만성 간질환으로 피로를 느끼는 환자가 피로회복용 드링크만 마시면서 필요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스켈링도 진료인데 왜 치과의사가 직접 하지 않는가?메디컬 의사의 간호사에 해당하는 치과의사의 보조 인력은 치과위생사이다. 치과 위생사는 단순히 치과의사의 진료를 보조하는 역할뿐 아니라 치아 홈메우기, 잇솔질 교육, 불소 도포 등의 예방적 치료 역시 시행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스켈링이다.
치과의사가 직접해야만 하는 술식을 보조 인력이 시행하는 일부 치과 때문에 스켈링 역시 의사가 직접 해야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스켈링에 관해서 만큼은 위생사들이 치과의사 보다 더 안 아프고 편안하게 시술하는 경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