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불인데 횡단보도를 달려가는 승용차
오문수
어느 날 파란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건널 때 갑자기 자동차가 들이닥쳤다. 깜짝 놀란 그녀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어쩌다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사실을 알고 아연실색했다. 그게 다반사라니!
"파란불에서 행인이 건너는 순간 차가 들이닥친다는 것은 선진국에서는 살인행위로 인식합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교통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보행자가 안심하고 걸어가는데 차가 지나간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미국과 일본은 차보다 인간이 주인인 인본주의 사회입니다. 한국에서는 인간이 도로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데 차가 주인이 되었다는 느낌이에요."그녀가 이용한 택시기사와의 대화 내용을 들려줬다. "일본인 손님을 태우고 변두리 쪽으로 갔는데 그 곳은 공사 중이었습니다. 신호를 무시하고 갔더니 일본인이 "어! 어!"하면서 "왜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가느냐?"고 손가락으로 빨간불을 가리키더라는 것이었다.
자신은 신호를 지키고 싶은데 손님에게서 "신호를 무시하고 가자"고 강요받았다는 택시 운전사의 얘기다. 손님 왈, "빨리 가려고 택시타지 천천히 가려면 뭐하러 택시 타냐. 빨리가자"고 하더라는 것이다. "이제 관행이 되어버린 운전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벌금을 물려야한다"는 게 그 운전사의 주장이다.
한국 택시의 잦은 신호무시 행위에 겁이 난 그녀는 어느 날 "급하지 않으니 천천히 가자"고 하자, "예, 그래야죠. 우리가 살자고 택시도 타는 것이고, 그래야 피땀 흘려 모은 재산도 지킬 수 있죠. 그런데 높은 자리에 있거나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 더 안 지키더라"는 것이다.
호주에서 온 외국인의 얘기다. "호주에서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도 행인이 길을 건너면 반드시 일단 정지를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신호등이 없다고 막 지나가요. 이제 저도 익숙해 져서 한국인이 다 되어 버렸나 봐요."
횡단보도 신호등 지키기 위해 고발제도와 강력한 벌금 제도 시행해야그녀는 한때 실행했던 신호위반 차량에 대한 고발제도를 재도입하자고 한다. 그녀가 주장하는 내용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지나가는 차량을 핸드폰으로 찍어서 고발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것은 교통질서에 대한 양심 찾기 운동이며 정신적 선진화 운동의 일환이다. 또한 파란불이 켜져 신호를 지키는 차량에게 뒤에서 경적을 울리는 차량에 대해서도 번호를 찍어 고발하는 제도가 좋을 것이라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