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오름 전망대알오름 전망대
김강임
특히 분화구 내에서는 용암 덩어리가 공중으로 회전하며 고구마 모양으로 만들어진 화산탄과 숯가마를 탐방할 수 있다. 더욱이 108여단이 주둔했던 일본군 갱도진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잣담(성벽과 같이 쌓아 두른 돌담)을 발견할 수 있다.
분화구 태극길을 벗어나자 능선길이다. 이 능선길은 테마가 있는 길로 거문오름과 용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9개의 봉우리마다 용과 얽힌 이야기를 숨어 있어 9개의 봉우리를 터치하며 그 의미를 새겨 볼 수 있는 길이다.
능선이 첫 출발지는 9룡. 즉, 회룡은 산봉으로 해발고도 371m에서 만날 수 있었다. 9룡은 멀리 흘러온 용이 방향을 바꾸어 산 속으로 숨은 형국. 9룡 전망대에 서니 봉긋봉긋 솟아있는 거문오름 봉우리가 신령스럽다 할 만큼 웅장했다.
9룡에서 8령으로 이어지는 길은 소나무 숲길, 소나무 사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두팔을 벌려 보면 온 몸이 바람으로 휘어감은 듯하다. 이 바람 또한 분화구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다시 능선을 걸었다. 청룡음수봉인 8룡에 도착했다. '푸른 빛을 띤 용이 물가를 찾아 물을 마시는 형국'이라는데 숲이 우거져 전망을 할 수 없음이 아쉬웠다. 나무 계단을 오르내리다보니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희롱한 형국'의 7룡. 각 봉우리마다 새겨진 이야기가 읽어내려 가니 능선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했다.
숲이 하늘을 덮은 6룡길과 5룡 사이길은 새소리가 간장을 녹인다. 3룡을 지나니 말굽형분화구 사이로 선흘오름군이 펼쳐졌다. 오름 위에 떠 있는 뭉게구름과 파란 여름하늘이 수채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