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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집이 하나로 식당이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이곳 식당은 점심 때가 되면 자리를 차지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 이집에서 맛본 건 유황오리구이다.
이 녀석의 몸값은 한 마리에 3만 원이다. 생오리고기가 불판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면서 오리기름이 흘러내린다. 기름기가 적당히 빠져나와 고소함과 감칠맛이 더해진다.
살아있는 약으로 불리는 오리고기는 중풍과 혈압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옛날부터 오리고기는 안 주면 쫓아다니면서 뺏어 먹으랬다. 몸보신 음식으로 오리고기가 각광받는 이유다.
동의보감 탕액편에는 '오리고기는 혈을 보호하고 눈을 밝게 하며 허한 기를 북돋우고 한열(寒熱)과 수종(水腫)을 다스린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유황오리는 우리 몸의 각종 유해물질을 해독하고 다이어트, 면역기능 강화, 피부미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이집 음식을 살펴보자.
찬은 '게미(씹을수록 고소한 맛, 그 음식 속에 녹아 있는 독특한 맛을 뜻하는 전라도 방언)'가 있다. 그 중 꽈리고추와 함께 버무려낸 매콤한 가지나물에 손길이 자주 간다. 상추, 고추, 마늘 등의 채소도 손님상에 아낌없이 푸짐하게 담아냈다. 막된장에 풋고추와 마늘을 찍어먹는 맛이라니, 이거 너무 좋다.
"가지를 몰캉하게 삶아 가꼬 멸치액젓에 고춧가루하고 버무렸어요."
하나로 식당 고모 김영희(60)씨의 설명이다.
맛있는 음식과 오리고기에서 느끼는 선입견 때문일까. 유황오리고기구이를 먹자 온몸에 힘이 느껴진다. 한참을 먹어도 물리지도 않는다.
오리뼈를 푹 고와 쑤었다는 오리죽은 쌀알이 유난히 탱글탱글하다. 주인장은 몸보신에 좋다며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고향 어머님의 손맛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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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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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손맛 그대로... 오리죽과 유황오리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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