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목재로 그대로 짜맞춘 밥상으로 만들었지만 실용성이 떨어져 지금은 앉은뱅이 책상으로 쓰고 있다.
송성영
먼저 밥상부터 짰습니다. 어떤 일이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길이가 똑 고른 목재들이 많지 않아 크고 작은 것들을 한데 모아 짜깁기 하듯 밥상 모양의 틀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똑 고르게 톱으로 잘라서 짜 맞추면 될 일이었지만 그렇게 되면 버려야 할 목재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었습니다. 또한 밥상을 기계로 찍어내듯 딱 맞아 떨어지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럴 재주도 없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크게 손대지 않고 생긴 그대로를 활용하자주의의 느려터진 성품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 것이지요.
그 성품 덕분에 그런대로 괜찮은 밥상이 나왔습니다. 밥상이라는 네모반듯한 정형화된 균형을 깨뜨린 나름 근사한 밥상입니다. 전체적으로는 대칭으로 보이지만 그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대칭의 미가 살아있는 밥상입니다. 대칭과 비대칭이 어울려 있는 한옥에서 볼 수 있는 그 어떤 절묘함이 살아있다고나 할까요? 밥상 하나에 너무 거창한 표현을 갖다 붙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요? 잠자는 공간이나 밥 차림 공간이나 먹고 자는 것은 매한가지 아니겠습니까?
우리 가족만의 밥상, 그 가운데 부분은 창호 형태로 짜 넣어 멋까지 좀 부렸습니다. 국그릇 같은 뜨거운 것을 놓기 위한 배려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뭔가 별 생각 없이 그리거나 만들기 좋아하는 우리 집 작은 아이 인상이 녀석의 기발한 발상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밥상은 두 달쯤 지나 책상이 돼 버렸습니다. 틈새가 많아 음식물을 흘리게 되면 닦아 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폼은 났지만 그만큼 실용성이 떨어진 것이지요. 하지만 앉은뱅이책상으로의 활용가치는 충분했습니다.
버려진 목재 활용해 창고 짓고, 밥상 만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