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캠프 마지막날, 정세진 KBS 아나운서의 강연을 들은 아이들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 전 또래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세진 KBS 아나운서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도 '나홀로 입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서유진
정 아나운서의 강연은, 전날 '더불어함께 입학식'을 치른 아이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수업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새로 사귄 또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을 별로 서운해하지 않는 눈치였다. 친구와 떨어지기 싫다고 떼를 쓰고 난리를 피울지도 모른다고 여겼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집에 가야 하니까 친구하고 인사해"라는 기자의 말에 "안녕"하고 쿨하게 돌아서는 아이들이 많았다. 이 친구들을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지만 분명 지난 이틀간의 분위기와는 어딘가 달랐다. 2박3일의 캠프가 시작된 이후부터 계속 친구의 손을 놓지 않던 설렘과 기쁨은 사라지고, 엄마 아빠 옆에 꼭 붙어 말도 잘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던 것. 겉으로 드러내지만 않았을 뿐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을 테다.
지난 이틀 동안, 처음으로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부모님들은 이 헤어짐을 앞두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처음 만났을 때는 인솔교사가 인사를 해도, 이름을 물어도 무표정에 묵묵부답이었던 광재(전남 진도 진도서초등학교 가사도분교). 그랬던 광재는 2박3일 동안 또래 친구들과 함께하며 웃기도 참 많이 웃고, 뛰어놀기도 참 많이 뛰어놀았다.
광재 엄마 이명주씨는 그런 광재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란 듯했다. 이씨는 "항상 말이 없고, 땅만 바라봐서 참 걱정했었는데, 여기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고 희망을 얻었다"며 "이 얘기를 하면 누구보다 광재의 담임 선생님이 기뻐할 것"이라며 흐뭇해 했다.
서정이(전북 익산 성남초등학교) 엄마 윤혜일씨는 "아이가 또래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정말 좋았다, 하지만 이 순간이 이어질 수는 없는 거다, 우리 서정이가 이곳에서 8살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또래 친구들과의 추억을 안고 아쉬움은 뒤로 한 채 '나홀로 1학년'들은 각자의 집으 돌아갔다.
헤어진 지 5시간쯤 지났을까. 수아(경북 경주 강동초등학교 단구분교) 엄마 정윤희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수아가 이틀간 얼마나 열심히 놀았는지 피곤하다고 하네요. 지금은 개랑 둘이서 놀고 있어요.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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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고요? 여러분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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