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되지 않아서 다시 가 보니 일곱마리로 줄었습니다. 일단 집으로 데리고 오려고 했지만 겁을 먹은 탓인지 다가가면 모두 물로 나가버려 어른 오리를 사서 이곳에 풀어주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서정일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점심을 먹기 위해 집으로 향했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오리얘기, 먹고 나서도 오리얘기, 순전히 오리얘기뿐이었습니다. 아이들 눈치를 보니 하천가로 다시 나가고 싶어 하는 것이 역력히 보였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시 나가 보았습니다. 들판을 지나 하천가를 따라서 오리가 있는 그곳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불과 5~6시간 만에 오리가 여섯 마리로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마음이 몹시 상하더군요. 아이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었겠지요.
그 여섯 마리도 자갈밭에 앉아 겁을 잔뜩 먹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우리는 근처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리가 내는 소리와 비슷한 휘파람을 불면서 나머지 오리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보이지도,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보 뒤쪽에 숨어있던 오리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아무소리도 움직임도 없다가,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다소 진정이 됐는지 작은 소리를 냈고 동료들을 발견하고 쏜살같이 헤엄쳐 와서 한 무리를 형성하게 됐습니다. 모두 일곱 마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