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20일째인 15일 저녁 백령도 장촌포 함미 인양해역에서 천안함 함미가 바지선 위에 탑재되어 있는 가운데, 군 관계자들이 야간 조명등을 설치해 실종자 시신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
침몰 20일 만에 이뤄진 천안함 함미 인양작업은 하늘이 도왔다. 사람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온종일 힘을 합쳐 분주하게 움직였다.
15일 오전 8시 50분 천안함 함미가 가라앉은 백령도 남방 장촌포구 1.4km 지점엔 초속 3~4m의 북동풍이 불었고 0.5m의 잔잔한 파도가 유지됐다. 작업에 참가한 민간 인양업자는 "지난주에 기상악화로 세 차례나 피항했던 일이 거짓말 같았다"고 말했다. 함미에 마지막 체인을 걸기 전까지 초속 12~18m의 강풍과 3~4m의 파도로 애를 먹던 것을 염두에 둔 얘기였다.
그의 말대로 함미는 순조롭게, 그리고 천천히 물 밖으로 나왔다. 인양이 시작된 지 12분 만에 사격통제 레이더실이 모습을 드러냈고 곧 이어 미사일 발사대, 40㎜부포 포탑 등이 나타났다. 오전 9시 20분 쯤 갑판이 물 위로 올라오자 본격적으로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인양 현장의 사람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해난구조대(SSU) 등이 실종자 유실과 절단면 공개를 막기 위해 설치한 그물망에 안전망을 다시 추가 설치했다. 오전 9시 30분께 크레인선과 함미를 연결하는 다리가 놓이자 배수요원들이 함미로 옮겨 탔다. 총 45명의 배수요원들은 함미의 사병식당 등에 진입, 총 22개의 배수펌프를 가동시키기 시작했다.
2시간 동안 격실 등을 가득 채운 약 500톤의 물이 빠지면서 함미를 들고 있는 대형크레인의 부담도 조금씩 덜어졌다. 배수 작업은 정오가 다 돼 끝났다. 선체 내외부에서 수색 및 배수 작업을 진행하던 인력이 하나 둘씩 철수하고 함미를 실을 바지선이 크레인선 근처로 다가왔다. 함미는 낮 12시 12분 수면 위로 완전히 들렸다. 그리고 1시간 여 동안의 미세 조정 끝에 바지선 위에 올라탔다.
천안함 함미를 들어 올린 크레인선 '삼아2200'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도선 이사는 "마치 책에서 나온 그대로 같은 인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람 등 별다른 특이 사항이 없었고 계획한 그대로 순조롭게 잘 됐다"며 "바지선이 파도에 흔들리면서 함미와 거치대가 충돌해 약간 찌그러지긴 했지만 이 같은 인양과정에서 그 정도의 변수는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순조로웠던 인양작업 거치대 파손으로 긴장감 고조... 민·군 힘 합쳐 극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