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부장관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으며 피곤한 듯 눈가를 만지고 있다.
남소연
실종자 가족들이 생존 장병과의 면담을 재차 요구함에 따라 군은 어떤 형태로든 만남의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2002년 연평해전, 2005년 경기도 연천군 GP 총기난사 사고 직후 생존 장병들을 기자회견장에 출석시켜 직접 발언하도록 했었다.
국방부는 4일 "생존자들은 자신들만이 살아 돌아왔다는 자책감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고, 일부 인원은 안정제를 투여하고 있는 상태이다"며 "생존자들의 상태가 안정되고, 실종자 가족들의 양해를 구한 후 그들의 증언도 공개토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구조작업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군은 조속히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군 당국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다"며 "단지 우리의 자식과 형제들이 사고 당시 충분한 구조의 도움을 받았는지, 시스템에 문제는 없었는지, 억울함은 없었는지 등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은 "군사기밀을 밝혀달라는 것이 아니라 구조작업에 어느 정도의 인원이 참여했는지, 장비는 어땠는지, 보고사항 내용 등이 담긴 질의서를 가족들이 작성하면 군 당국은 이에 대해 답변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군은 이들의 요청에 아직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해군 2함대 사령부 쪽은 "군사 기밀이 아니라면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관련 자료 공개가 어렵지 않음을 피력했다.
한편 이정국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군에서 실종자 수색 및 구조 작업 중단을 먼저 제안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군측의 강요는 전혀 없었고, 군에서 먼저 요청했다고 말하기 상당히 애매모호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잠수 요원이 한 번 들어가다 오면 상황보고를 해주는데, (함미) 선실 내부가 매우 좁아 두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 (구조)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체를 인양하는 쪽으로 (군과 가족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3일 밤 "일말의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수요원이 진입할 경우 희생이 우려돼 더 이상 선체 내부에 대한 진입을 요청치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