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표2>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경영실적 및 사업내용(주) 각사 자료로부터 KSERI작성. 현대중공업은 단독실적. 2009년은 3분기 누계치.
김광수경제연구소
그러나 비선박부문 사업다각화가 이루어진 일본 중공업업체들과는 달리 한국의 중공업업체들은 대부분 선박사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사업다각화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사업내용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조선 및 해양부문 이외에도 엔진기계 부문과 건설장비 부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조선과 건설부문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업부문별 실적추이를 보면,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의 매출이 2008년에 9조원, 2009년 3분기 누계 6.8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해양부문이 2008년 3조원, 2009년 3분기 누계 2.7조원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조선부문 매출액이 2008년에 10조원을 넘었고 2009년 3분기 누계가 9조원을 기록해 대부분의 매출이 조선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8년 기준으로 조선부문이 전체 매출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조선, 해양, 엔진기계의 3부문 비중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둘째는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2개 업체의 수출 비중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90%를 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 역시 마찬가지로 90%를 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중공업업체들의 사업구조가 조선과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 업체들이 조선산업의 경쟁 및 시황과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주지하는 바와 같이 2008년까지 호조를 보였던 조선산업은 이제 중국을 상대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미 중국의 조선업은 수주량에서 2009년 11월에 한국을 제쳤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로 한국 조선업계는 사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중국은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충분한 금융 제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중국정부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중국 조선산업은 한국 조선업체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조선사업이 타격을 받을 경우 조선사업에만 집중된 한국의 조선업체는 심각한 타격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외에도 한국의 중공업업체는 지난 2008년부터 환차익에 크게 의존해오고 있다. 이미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일본 엔화 환율은 경제위기 전에 달러당 115엔-120엔 대에서 최근에는 달러당 90엔대 전후 수준으로 -25%가량 떨어졌다. 이에 비해 원화는 달러당 930원 전후 수준에서 경제위기 후 한때 1500원대 이상으로 치솟았다가 최근 달러당 1150원대 전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위기 전에 비해 25%가량 올랐다. 이로부터 일본 중공업업체는 엔화 강세로 인한 환차손이 크게 발생했으며 한국 중공업업체는 원화의 급격한 약세로 환차익이 크게 발생했다. 이러한 환차손익은 한일 양국 중공업업체의 매출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환차손익을 차감한 환율조정 수출액을 추산해 보면 위 <도표2>에서 볼 수 있듯이 2008년과 2009년에 실제 수출액보다 크게 감소한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수출액이 18조원으로 전년보다 4조원이 증가했지만 이중 2.8조원은 환차익에 의한 증가이다. 2009년에는 환차익이 더욱 확대되어 무려 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즉 2009년 예상수출액 19조원 중 6.7조원이 원화 환율 급등에 의한 환차익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