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투리. 강진에 있는 와보랑께박물관에서 만난 사투리 판이다.
이돈삼
요사이 전라도 사투리는 비뚤어지고 그릇된 사람들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다시피 한다. 특히 영화나 방송 드라마에서 전라도 사투리가 남도사람들을 비하하는데 자주 쓰이고 있다. 폭력배와 사기꾼 등 그릇된 사람들에 대한 묘사를 전라도 사투리로 대체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는 대중들의 이야기 꺼리가 된다. 대중들에게 파고드는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 여기서 나오는 이야기는 그 지역의 문화와 수준을 이해하는 표본으로 자리 잡기 일쑤다. 게다가 전라도 사투리가 악역의 대상으로만 등장하고 있어 다른 지역 사람들의 눈에 전라도 사람들은 모두가 악한 자들로 각인되기 십상이다.
결국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을 나쁜 사람, 또는 웃음거리의 수단으로 이용한 셈이다. 이는 전라도사람 모두, 전라도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한다. 얼척 없는(어이 없는) 일이다. 이러한 사례는 때로 지역주민들과 향우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라남도가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구수한 지역 사투리를 올바로 정착시켜 부정적인 지역색을 벗어나자는 취지다. 건강한 지역사회 이미지를 널리 알리자는 몸부림이다.
전라남도가 '전라도 사투리 바로 쓰기 범국민 운동'에 나선 이유다. 여기에는 전라도 사투리가 악역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다른 지역 출신들로부터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자리잡아가는 것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전라도 사투리 바로 쓰기를 위해 전라남도는 우선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하는 각 방송사 작가협회에 협조 건의문을 보냈다. 전라도 사투리가 건전한 방향으로 쓰일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