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읍 숲길 올레 납읍 숲길 올레
김강임
푹신푹신 납읍 숲길... 훼손시키지 않을까 걱정버들목 농로를 지나 납읍 숲길로 접어들었다. 한림항에 불어왔던 그 매서운 바람은 어디 갔을까. 납읍 숲길은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고요한 숲, 바위틈에 공생하는 양치식물들이 올레꾼들의 발자국 소리에 놀라 이파리를 흔들어댔다. 그동안 이 숲은 각종 조류와 파충류, 곤충류들의 아지트였을 텐데 말이다. 올레꾼들의 발길이 행여 숲을 훼손시키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낙엽 길은 푹신푹신했다. 딱딱한 아스팔트에 비하면 숲길의 촉감은 보드라웠다. 사계절 푸름과 낙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에너지를 제공하는 곳이 바로 제주의 숲길이 아니던가. 너무 많은 손님을 초대한 납읍숲길은 올레꾼들의 재잘거림으로 와글와글했다. 숲을 정비해서 길을 만든 누군가의 배려는 길을 걷는 동안 감동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