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에서 나온 2009개정육과정 홍보 자료중 일부입니다. 현재 10개의 국민공통기본교과를 교과내용은 그대로 둔 채 7-8개의 교과군으로 바꾼다고 합니다.
신은희
언뜻 이 표만 보면 우리 학생들이 배우는 학습 내용이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학교 교사나 학생들은 아니라는 걸 압니다.
첫째, 학교에서 가장 학습부담이 큰 교과는 무엇일까요? 미래형교육과정 연구진도 수학과 영어가 가장 학습부담이 크다고 했습니다. 이런 교과는 전혀 손을 못대고 다른 교과도 정작 내용 자체는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둘째, 이 교과들이 집중이수로 배우기에 적당한 교과가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식비지출과 조리의 효율성을 따져 한 학기는 고기만 먹이고 한 학기는 과일만 먹이고 그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교과들을 집중이수해야 한다는 이론 근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으니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셋째, 학습효과는 어떨까요? 운동기능 같은 것은 한 번 배우면 평생 가는 것이지만, 음악, 미술 같은 경우 학년별로 계속 배우면서 학습능력(단순 기능이 아닌)이 계속 향상되어 갈 수 있습니다. 현재 교육과정 자체가 주당 1-2시간 학습하는 것에 맞춰 내용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갑자기 한 학기로 몰아서 배우면 학습능력이 단절되어 버립니다. 감성도 마찬가지겠지요.
이는 2009개정(미래형)교육과정 핵심 연구진도 인정한 사실입니다.
체육, 음악, 미술 교과는 엄밀한 의미에서 한꺼번에 통합하여 취급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계속성과 계열성, 통합성을 유지해야 한다. 체육, 미술, 음악은 활동이나 표현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반복 속에서 듣고, 보고, 행하는 활동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내용은 학생의 발달정도에 따라 성취 가능한 것을 선정해야 한다.
홍후조, <교육과정의 이해와 개발>, (문음사, 2003). 그런데 왜 집중이수제를 강행하는 것일까요? 백번 양보해 만약 집중이수제로도 학습효과를 지속하려면 1-2학기에 몰아서 배워도 좋도록 교과교육과정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작업은 전혀 없이 학교마다 알아서 하라고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역으로 이런 교과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습니다. 해당 교과 선생님들이 학교에 아예 근무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러면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준비도 없이 몰아붙인 국가가 아니라 시간표의 다양성을 추구한 학교가 져야 합니다. 피해는 당연히 학생들이 당하는 것이구요.
잘못된 연구, 시작부터 다시 해야2009개정(미래형)교육과정 연구진이 사전연구도 없는 집중이수제를 강행하는 것은 우리 나라 학생들이 교과목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교과목 수 자체만이 아니라 그 교과목 내의 내용들이 기계적으로 나열되어 학습이 너무 어려운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