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터학살터 주변은 산책로가 개설돼 있고, 이 산책로는 제주올레 11코스 일부이다.
김강임
온몸이 오싹한 섯알오름 학살터표고 40.7m, 비고 21m 알오름 등성이를 지났다. 올레꾼들에게 알오름 중턱에 자리잡은 정자와 산책로는 쉼터였겠지만, 섯알오름에서의 정자는 무거운 가슴을 추스리는 곳이었다. 4시간 이상을 걸어온 올레꾼들에게 섯알오름 중턱에 파인 상처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데크 시설로 만든 산책로 아래 그렇게 아픈 과거가 담겨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4.3 유적지 섯알오름 학살터', 우리 일행은 표지판에 새겨진 안내문을 읽어 내려가먄서 그저 '이럴수가! 이럴수가!'라는 말만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붉은 속살 드러내며 깊게 파인 '호'의 모습은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