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열린 충청권 지도층 간담회 자리에서 발언대에 오른 김명숙 청양군의원
심규상
저는 청양군의회 의원 김명숙입니다. 지난 11월 27일 이완구 충청남도 도지사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최근,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범국가적으로 추진하여온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정부 측의 수정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충청지역의 최대 현안인 행복도시 문제와 관련하여 지역원로 지도층 여러분들을 모시고 고견과 지혜를 모으고자 합니다. 부디 참석하시어 지역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보다 앞선 11월 26일 저녁에는 청양군의회 차원에서 긴급사항이라며 도지사와 간담회 개최건을 논의했고 참석하자는 의견이 다수결로 채택돼 행정사무감사 일정을 조정하게 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의회사무과 담당이 "도지사님이 12월 1일 행복도시 문제로 지도층 인사들 500명을 모시고 간담회를 개최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 의회별로 참석 여부를 파악해달라고 도청으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의원들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청양군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하다가 도청에 다녀오고 나서 계속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12월 1일 12시 40분쯤 청양을 출발했습니다.
기초의회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부르지요.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기초의회는 제2차 정례회 중입니다. 내년도 예산을 심의하고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업무 실적보고 등을 받는 등 1년 간의 의정활동 중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기초의원의 본연의 임무인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해야 하는 정례회 중이지만, 충남도의 운명이 걸린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중지를 모으는 자리에 함께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고 이완구 지사가 초청한 자리에 갔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문제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생각으로 행사에 참석한 것이지요.
세종시에 힘 보태기 위해 군의회 일정조정하고 참석했건만...간담회가 열리기 5일 전 알아본 바로는 '지도층 인사 초청 간담회 계획'에서 초청 대상은 521명으로 선거직 261명(시장, 군수, 의회의원), 종교계와 문화예술계 대표 33명(천주교, 불교, 기독교, 문화원장, 예총회장), 언론계 대표 67명(언론사 보도·편집국장, 목요언론인클럽 원로 언론인 등), 학계대표 50명(정책자문 교수단 등 대학교수), 시민단체 대표 110명(미래충남사회단체협의회, 정책 서포터즈) 등이었습니다.
1일 오후 2시에 열린 지도층 간담회는 권경득씨의 사회로 시작되고 이완구 지사의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그 후 의견 개진 청취 시간에 강태봉 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천주교대전교구장, 상이군경 도지부장, 충남발전연구원장, 충남도버스운송조합, 충남노인회장 등 모두 18명이 발언대에 섰습니다.
하지만 2~3명을 제외하고는 발언자들은 한결같이 "도지사 사퇴가 웬 말이냐 끝까지 지키셔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계속했습니다. 한 발언자는 "충청도 발전을 위해 200만 도민이 이 지사의 보호자가 될 것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발언자들도 2~3명을 빼고는 모두 사회자가 지목을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치 도지사의 치적을 홍보하고 지사직 사퇴를 막기 위해 동원된 정치적 간담회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