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기원제'가 알고 보니 '박정희 추모제'

시민단체 "주민 속인 충남도-당진군 관계자 찾아 문책해야"

등록 2009.11.19 12:09수정 2009.11.19 12:09
0
원고료로 응원

충남도와 당진군이 행사명을 '풍년기원제'라고 속이는 방법으로 '고 박정희 대통령 추모제'에 예산을 지원했다는<오마이뉴스> 보도와 관련 충남지역 시민단체가 주민과 의회를 우롱했다며 관련자 문책과 예산환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충남도-당진군, '박정희 추모제' 예산 지원 말썽(11. 6) >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당진연대회의(준) 등은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충남도와 당진군이 지난 달 2000만 원의 예산을 '삽교호 들녘 풍년기원제'에 지원했다"며 "하지만 알고 보니 '박정희 대통령 30주기 추모제'에 지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삽교호 들녘 풍년 기원제'를 내세워 예산을 배정한 뒤 '박정희 추모제'에 지원한 것은 의회와 주민을 속인 일로 명백한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게다가 일본 천황에게 멸사봉공하겠다는 혈서를 쓰고 쿠데타로 헌정을 파괴한 주범을 추모하는 행사에 자치단체가 혈세를 지원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이어 민종기 당진군수가 박정희 추모제 자리에서 "'1인당 GNP 2만 불이 넘는 시대를 이룬 것은 새마을 운동을 창시한 박정희 대통령 때문'이라며 '새마을 운동 기념관 건설에 50억의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며 "주민 복지예산을 삭감해 독재자를 미화하는 데 쓰겠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들 단체는 "충남도와 당진군의 예산전용에 대한 관계자 엄중 문책과 사용된 예산의 전액 환수"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충남도(도지사 이완구)와 당진군(군수 민종기)은 지난 달 26일 오전 11시 삽교호 관광지 농업개발기념탑 광장(충남 당진군 신평면)에서 열린 '고 박정희 대통령추모제' 행사에 도비와 군비를 각각 1000만 원씩 지원했다. 하지만 충남도와 당진군이 당초 지원하기로 한 행사명은 '삽교호 들녘 풍년기원제' 였다.

 

이와는 별도로 이날 박정희 추모제에 참석한 민종기 당진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OECD국가 중 10번째 잘 사는 나라로 1인당 GNP 2만불이 넘는 시대를 이룬 것은 새마을 운동을 창시한 박정희 대통령 때문"이라며 "새마을 운동 기념관 건설에 예산 50억을 편성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11.19 12:09ⓒ 2009 OhmyNews
#박정희 #충남도 #당진군 #예산전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맞아! 이게 고향의 맛이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4. 4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5. 5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