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역화면 캡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세종시의 경우 박근혜 전 의원의 '원안 또는 원안 플러스 알파'로 해야 한다는 발언 이후 원안추진 혹은 확대추진에 힘이 실리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폴리뉴스> 와 <모노리서치>가 11월 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4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47.9%가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수정이 불가피 하다'는 응답은 29.6%에 그쳤다.
<한겨레와 리서치플러스>의 10월 31일 여론조사에서도 '원안대로 9개 부처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원안추진 의견과 '일부만 옮기면 비효율적이므로 15개 부처 모두를 옮겨야 한다'는 확대추진 의견이 총 48.7%로 (원안추진 35.3%, 확대추진 13.4%) 축소·백지화 의견 39.4%보다 우세했다.
지난 14일 <MBC>가 <코리아 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이루어진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는 '정부부처 9부 2처 2청을 이전'하는 원안에 대해 '수정해야 한다' 46.3%가 '원안대로 해야 한다' 44.7%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원안에 자족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별도로 물었더니 56.4%가 찬성하고, 34.4%가 반대해, '원안 수정'여론에 '확대 수정' 여론이 상당수 포함돼 있음이 드러났다.
민주주의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정치 체제민주주의(民主主義): 의사 결정시 (통상 시민권을 가진) 모두 또는 대다수에게 열려 있는 선거 또는 국민투표 등의 방법을 통하여 전체적인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는 사상 또는 정치 체제 - <위키 피디아> '민주주의' 정의민주주의의 조건으로 여러 학자들이 평화적 정권 교체, 1인 1표의 보통선거, 2개 이상의 정당들의 선거 참여 등 몇 가지를 꼽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의사가 국정운영에 반영되고 있는가'일 것이다. 제도적으로 여러 가지를 갖추고 있으나 국민 의사가 반영되지 못한다면 '형식적 민주주의'일 뿐 '실질적 민주주의'라고는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이 '무력감' 느낀다면 민주주의 아니야이에 대해 정치사상가 C.더글러스 러미스는 '민주주의의 힘이라고 하는 것은 공동생활에 관한 가장 중요한 결정이나 선택을 모두가 의논해서 한다, 그러한 힘'이라고 보고, '민주주의라 불리는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 속의 기본적 경향에 대해서 자신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큰 모순'이라고 보았다. 즉 '사회의 기본적 구조, 가장 기본적인 경향을 국민이 바꾸지 못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민의(民意)와 다른 길 가는 정부·여당그러나 용산참사, 4대강, 미디어법, 세종시 등 국가에 중요한 '4대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은 여론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용산참사는 "총리 임명 시 가장 먼저 용산 사태를 해결하겠다"던 정운찬 총리 임명 이후 지난달 3일 정총리가 참사현장을 찾고 조속한 해결을 약속해 일이 풀리는가 했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힘든 문제"라는 정총리의 발언에서 비춰진 것처럼 10개월째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강경 통치가 용산 참사를 낳았고, 이에 대해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는 국민 인식과는 동떨어진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언론법의 경우 지난 17일 하철용 헌재 사무처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헌재 결정문 어디에도 유효하다는 언급은 없다", "시정을 (국회) 자율에 맡긴다는 게 정확한 표현", "헌재가 절차적 위법성을 지적했으면, (국회가) 모든 것이 의원들 사이의 논의로 이뤄지는 게 민의의 전당인 만큼 스스로 시정하는 게 옳다"며 국회에서 미디어법 절차의 위법성을 시정해야 하는 게 맞다고 밝혔지만 한나라당은 헌재의 취지는 물론 '미디어법 수정 혹은 폐지가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미디어법 "재개정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역시 국민 4명 중 3명 가까이가 반대하고, 지난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심의를 연'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위원회'가 '현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수렴과 충분한 사회적 논의 과정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지만 현 정부는 4대강 사업이 홍수·가뭄을 위해 필요하다는 종전 논리를 되풀이 하고 있다.
세종시 역시 이전 국회에서 합의된 사안에 대해 갑작스런 수정안을 제시해 여·야당과 사회 내에서 혼란이 생기는 등 여러 문제가 도출되고 있지만 정부 부처 이전을 제외하겠다는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고집은 좌우로 열려 있다기 보다는 외로운 길을 선택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은 사라진 국정 운영자공이 물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공자 말씀하시다. "경제를 풍족히 하고, 안보를 튼튼히 하며, 백성들이 믿도록 하는 것이다."자공 여쭈었다.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셋 가운데 무얼 앞세우리까?"공자 말씀하시다. "안보를 버려야지."자공이 여쭈었다. "부득이 또 버려야 한다면 이 둘 가운데 무엇을 앞세우리까?"공자 말씀하시다. "경제를 버려야지! 예로부터 죽음은 다 있게 마련이지만 백성들이 믿어 주지 않는다면 공동체는 성립되지 않거든."공자는 일찍이 '국민의 믿음' 없인 나라가 있을 수 없다고 보았다. 국민의 믿음을 정치의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로 본 것이다. 더불어 공자는 '정당성' 역시 정치의 중요 요소임을 강조하였다.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다.공자 말씀하시다. "정치란 곧 정당성을 뜻하외다. 그대가 앞서 정당성으로써 백성을 이끈다면, 뉘라서 감히 바로잡히지 않으리까."민주주의 국가에서 진정한 정치적 '정당성'은 '국민의 뜻'을 대변할 때 나오는 것이다. 국민이 국가 정책은 바꾸기는 어렵다는 '무력감'을 느끼고 국정 참여에의 통로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국민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될 것이란 '믿음'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용산참사, 4대강, 미디어법, 세종시 등 '4대 문제'는 민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지금의 한국정치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사회의 기본적 구조, 가장 기본적인 경향을 국민이 바꾸지 못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더글러스 러미스의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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