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아이폰에서도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선인터넷에 연결해서만 쓸 수 있을 뿐, 휴대폰 통신망을 이용해서는 쓸 수 없습니다. 휴대폰 데이터 통신망에 비용을 지불했으니까 그 위에서 도는 전화 프로그램으로 좀 더 싸게 전화를 쓰겠다는 것인데 못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애플
음성이든 인터넷이든 결국 같은 데이터 전송일 뿐입니다. 네트워크 망 설치비용은 기본료로 이미 다 뽑았습니다. 데이터 통신료도 결코 싸지 않습니다. 인터넷 전화는 음성 전화를 데이터 통신으로 변환해서 조금이라도 싸게 전화를 쓰겠다는 것일 뿐입니다. 이마저도 못하게 막는 것은 통신 업체들이 음성 통화만 특별한 것인 양 따로 취급하여 폭리를 취하고 있음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답답하게도 한국 통신사들은 외국보다 한 발 더 나가 무선인터넷을 통해서도 인터넷 전화를 쓰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다 쓰는 것을 현지화 시키면서 막겠다는 말인데, 실효성도 없는데다가 사용자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고, 전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의 복잡한 설명과 이해 못할 용어들, 그리고 허점 많은 그림은 모두 잊어도 좋습니다. 다만 초고속 인터넷이 정액제이며 컴퓨터로 무엇을 하든 추가 비용을 받지 않듯이 유무선 인터넷, 이동형 인터넷 등 그 어떤 방식도 음성 통화에 이토록 비싼 시간 당 요금을 낼 이유가 없다는 것만은 국민 모두가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동 통신 업체들이 오늘의 이익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앞선 기술을 사장시켜 국가경쟁력을 죽이고 있다는 것도 모든 사용자가 깨닫기를 바랍니다.
KT가 가야 할 길기술은 언제나 두 단계씩 도약합니다. 1위 기업은 새로운 기술 도입을 주저하지만 뒤처져있는 쪽은 앞선 자들을 이기기 위해 차세대 기술 도입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와이브로를 휴대폰 통신망이 발달하지 못한 국가에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아쉬울 것 없는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유선 전화와 휴대폰 서비스를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유지시키다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차세대로 넘어가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듯합니다. 어차피 사람들은 불평하면서도 전화를 쓰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요금이 비싸도 잘 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변화에 주저하는 동안 KT는 집 전화 시장을 인터넷 전화 업체에게 넘겨 주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유선 전화는 끝없는 가격 인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휴대폰 스펙 결정권을 잃었습니다. 이젠 여태까지 불만을 쌓아 온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애플로 인해 또 콘텐츠 제공자들을 마음대로 조종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애플과 안드로이드 그리고 윈도우모바일용 앱스토어가 활성화 될 것이기 때문에 한 통신사가 만드는 로컬 앱스토어는 유명무실해 질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데이터통신 사용이 많아지면 요금 인하 요구도 거세질 것입니다. 와이브로 확산에 주저하는 동안 LTE로 대세가 넘어가버려 와이브로 세계화도 어려워졌습니다. 이렇게 가면 통신사들에겐 회선 제공 역할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됩니다.
KT가 초 일류 기업으로 살아남으려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유선 전화 보호 정책을 포기하고 오히려 인터넷 전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전세계를 상대로 해야 합니다. 휴대폰 망 유지 정책도 포기해야 합니다. 와이브로 최우선 정책으로 전환하여 하루 빨리 전국 망을 완성해 무선 인터넷 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사용자와 개발자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동형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업체들을 적극 후원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부흥하고 웹 환경도 무선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혁명적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그 엄청난 부대효과는 다시 우리나라를 최첨단 IT 선진국으로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상주의적인 요구는 실현되기 힘들겠지요. 유선 전화, 휴대폰, 콘텐츠 사업부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휴대폰 제작 업체를 통제하고, 컨텐츠 제공자를 틀어쥐고, 사용자들을 묶어 둘 수 있는 현재의 우월적 지위를 놓치고 싶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괜히 위험부담 많은 일에 뛰어들지 말고 그냥 기발한 마케팅 정책을 수립하여 브랜드 인지도 높이는 데 매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올레!
하지만 최선의 길로 가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오히려 최악의 길로 들어서서는 안됩니다. 유선 전화에 집착해 인터넷 전화의 확산을 막고 와이브로 전국 망 구축을 지연시키는 것. 전용 앱스토어에서조차 전과 같이 컨텐츠 공급 업체의 이익을 쥐어짜는 방안을 연구하고, 높은 데이터 통신료로 앱스토어 거래 방식을 말려 죽이는 것. 사용자들이 갈망하고 있는 아이폰을 던져 주어 휴대폰 점유율 확대에 이용해 먹지만 데이터 통신료로 압박하여 아이폰도 별 것 없다고 돌아서게 만드는 것. 이렇게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는 모든 시도들 말입니다.
눈앞의 이익만 좇는 자들 때문에 미래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몇 년만 참으면 된다고요? 아닙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될 것입니다. 흘러가버린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IT 기술을 자랑하고, 아무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빠른 성장을 했었던 그 때의 열정이 다시 전염되기를 바랍니다. 정부와 기업은 이런 국민들의 열망에 길을 열어 주어야 합니다.
KT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전화회사? 이동통신 회사? 초고속 인터넷 회사? 향후 20년을 주도하고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전략 차원에서 KT를 규정해야 합니다. 제게 묻는다면 KT는 세계 최초의 이동형 무선 인터넷 전문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하겠습니다. 이전의 모든 방식을 쓸어버릴 위험 때문에 전세계 통신 업체들이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고 점유율을 높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앞장서 나가다 보면 지금은 보이지 않는 수 많은 기회를 만날수 있으니까요. 사실 꼭 KT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어떤 업체라도 스스로를 세계 최초의 이동형 무선 인터넷 전문 회사라고 규정하는 순간 바로 미래를 지배할 수 있는 절대반지를 쥐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런 업체가 한국에서 나와주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김인성 기자는 엠파스를 구축한 경력이 있는 시스템 엔지니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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