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회 안주삼아 기울이는 술잔에 가을밤이 지새는 줄도 몰랐습니다.
조찬현
가을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바다의 어종은 누가 뭐래도 전어입니다. 전어의 참맛을 찾아 여수 소호동 바닷가에 갔습니다. 제철음식 그것도 진짜배기 가을전어 맛을 보려고 말입니다. 제철 생선을 산지에서 직접 맛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때문입니다. 가을전어를 쫓아서 찾아간 곳은 여수 홍합의 본고장이기도 한 항도마을입니다.
어선은 가막만 밤바다의 어둠을 가릅니다. 뭍에서 멀어질수록 소호바다는 멋을 더해갑니다. 때 아닌 초가을 늦더위로 연일 푹푹 찌는 날씨에 찾아간 밤바다는 이제껏 막혔던 숨통을 시원하게 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바다에서 바라본 여수의 야경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어선을 타고 달려간 드넓은 가막만에는 홍합(진주담치)의 하얀 부표가 수없이 떠있습니다. 밤풍경에 취해 넋을 잃고 있는 동안 어선은 어느새 전어그물이 있는 곳에 당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