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모습은 큰 사진으로, 요즘 모습은 작은 사진으로 넣어서 견줍니다. 허물고 바뀌는 모습에는 '작은 판 요즘 모습'이 없습니다.
최종규
서울 청구초등학교 옆에 자리한 〈헌책백화점〉 아저씨는 이 사진책을 값싸게 팔아 주었습니다. 〈헌책백화점〉 아저씨는 다른 책들도 으레 값싸게 팔아 주시곤 하는데, "싸게싸게 줄 테니까, 좋은 책 많이많이 사 가시고, 훌륭한 일도 많이많이 하소서!" 하는 말씀을 덧붙이곤 합니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퍽 값있는 책이 있고, 대단히 뜻있는 책이 있지만, 이러쿵저러쿵 따지기 앞서, 당신은 당신 스스로 더 많은 책을 장만해서 갖추어 놓고, 이렇게 갖추어 놓은 책들을 좀더 값싸게 팔면서 책이 술술 흐를 수 있으면 좋다고 여기십니다. 저로서는 주머니 걱정을 덜 하게 되니 고마울 뿐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무리 헌책이라 하더라도 너무 값싸게만 판다면, 책이 제 임자를 못 찾아가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책이 책이라기보다 '값싼 물건'이 되어 버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와 함께 헌책방마실을 다니는 옆지기는 으레 "책을 살 때에는 책값은 나중에 따지고, 그 책이 지금 우리한테 꼭 있어야 하는 책인가를 따지거나 당신이 그 책이 꼭 마음에 드는가를 살피셔요"하고 말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