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숭의1동' 골목길이지만, 한쪽은 '옐로우하우스' 골목입니다. 서울 청량리만큼 크고 넓지 않으나, 인천 옛 도심지 한복판과 살짝 이웃한 자리에 있는 곳입니다.
최종규
금요일 아침, 고등학교 졸업증명서를 떼려고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섭니다. 중구 내동에 있는 살림집에서 나와, 도서관이 있는 창영동으로 가서 고양이한테 밥을 주고, 동사무소에 들러 등본을 하나 뗍니다. 금곡동 마실을 살짝 한 다음, 도원동으로 넘어가 옛날 야구장 옆으로 스친 다음, 숭의1동 '옐로우하우스' 자리 골목을 지나가 봅니다.
초중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이곳 골목 안쪽에 있던 오락실에 가려고 뻔질나게 찾아왔는데(집에서 가장 가까운 오락실이 이곳에 있었기에), 중학생 때까지는 옐로우하우스라는 이름이 왜 붙었고 이곳에서 무엇을 하는지 몰랐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옐로우하우스는 인천에 있는 미군부대에 발맞춰 마련된 성매매업소 골목임을 알았고, 이무렵에 비로소 이 골목 한켠에 '스물네 시간 청소년 출입금지 구역'이라는 푯말이 섰습니다.
아침햇살을 등으로 느끼며 옐로우하우스 깃든 여느 살림집 골목을 거닙니다. 아침과 낮에는 여느 골목길하고 다를 바 없구나 하고 느낍니다. 그저, 여느 살림집 사이사이로 '여관' 간판이 수두룩하고 문간에 '영업중'이라는 팻말 걸린 데가 많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 골목길에도 '고추말리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데든 이곳이든 '사람 사는 동네'임을 넌지시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