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안쪽에서 본 지하철9호선 국회의사당역 국회정문쪽 출입구.
김당
그렇답니다. 국회를 상징하는 용상(龍象)의 지붕을 만드는 중이랍니다. 한 마리 용의 형상을 띤 철골구조물과 관련,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가 한국 전통미를 살리고 국민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바뀌었다"고 자랑스레 홍보합니다. 언제부터 용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와 소통을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용은 국회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흔히 여의도 국회에 입성한 정치인치고 용꿈을 안 꾸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일단 국회의원이 되면 개나 소나 대통령 되는 용꿈을 꾼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국회가 국회의사당역 국회 정문쪽 출입구에 얹은 용상(龍象) 지붕은 언젠가 용상(龍床)에 앉기를 꿈꾸는 의원 299명의 욕망의 상징인 셈이죠.
그나저나 저런 모양으로 지붕을 새로 만들기 위해 돈이 얼마가 더 들어갔을까요? 사업자들은 말을 아끼는 가운데, 건축업계에 따르면 용을 형상화한 새 캐노피 설치에는 기존 캐노피의 해체 및 설계변경과 재시공 비용을 포함해 최소 20~30억은 들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9호선은 그렇지 않아도 민간자본이 투자되어 요금 문제로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역장, 역무실, 매표소, 현업사무소, 숙직이 없는 5무정책을 펴는 바람에 시민들이 불편하고 안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처럼 시민의 안전을 희생하며 한 푼이라도 돈을 아끼는 판이라면 이런 데서 돈을 아껴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게 맞지 않을까요?
8월 하한정국이 끝나고 9월이면 정기국회가 열립니다. 정기국회는 흔히 예산국회라고 합니다. 많은 의원들이 국민의 혈세가 한 푼이라도 새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추상같은 기개로 정부를 질타합니다. 그런데 국회는 정작 코앞에서 일부 국회의원과 사무총장의 '용꿈'을 위해 예산을 낭비하고 있으니,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이 이럴 때 쓰라고 하는 말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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